◇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미애 기자)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검찰이 앞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이번엔 1억7000여만원대 '뇌물수수'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건설업자인 황보건설 대표 황모씨(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로부터 공수수주 인허가 청탁과 함께 5차례에 걸쳐 총 1억7450여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원 전 원장을 구속기소 했다고 26일 밝혔다.
원 전 원장은 지난 2009년 7월 중순 서울 중구 소재 M호텔 객실에서 만난 황씨로부터 '홈플러스가 연수원을 신축하는데 필요한 산림청의 인허가가 신속해 해결되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그 무렵부터 황씨에게서 2010년 12월까지 현금 및 미화를 합한 1억6900여만원 상당, 또 순금 20돈 등 물품 합계 540여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인허가 문제를 )황보건설 측에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를 해결하면 공사를 맡기겠다는 방식이라고 단정하는건 곤란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인허가 문제가 해결된 이후 황씨가 홈플러스의 공사를 맡았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번에 기소하는 뇌물수수 혐의 이외의, 원 전 원장에 대한 다른 구체적인 개인비리 범죄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 전 원장은 황씨로부터 지난 2010년 1월 미화 3만 달러(3400여만원 상당)을 받은 직후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개인적인 사유 혹은 공무상의 이유로 출국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개인비리와는 별도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원 전 원장을 국정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심리전단에 지시를 내려 인터넷 공간에서 북한과 종북세력에 대해 대처한다는 명목으로 특정 정당·정치인에 대해 지지·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활동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