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앵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라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2030년에는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나홀로족이라고 하는데요. 나홀로족 증가에 따른 새 경제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취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경제부 최병호 기자 나왔습니다. 최 기자,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었습니까?
기자: 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국내 전체 가구 수 대비 15%였던 1인 가구는 2010년에 24%까지 늘어나 414만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2인 가구 이상의 증가율이 0.5%에 그친데 반해 나홀로족은 6.4%나 는 겁니다. 이런 수치는 더 빨라질 전망인데 2030년이면 1인 가구 수가 709만 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3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나홀로족 증가 이유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젊은층이 늘었고, 여성의 경제참여 확대로 전통적인 결혼관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제가 너무 어렵다보니 차마 결혼할 엄두를 못 내고 혼자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1인 가구가 증가하면 이들을 겨냥한 시장도 생겨날 법 한데요. 소비시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06년에 국내 민간 소비규모 대비 3.3%였던 1인 가구 소비는 2010년에 11%인 60조원까지 늘었습니다. 4인 가구의 월 평균지출이 68만원데 비해 나홀로족은 88만원을 쓴 것인데요. 이 역시도 2030년이면 119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다보니 시장에서는 이미 1인 가구를 시장의 큰 손으로 여기고 ‘솔로경제’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가 보시면 예전에는 박스 단위로 팔던 과일을 서너씩 낱개로 파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요즘에는 대형 냉장고나 드럼세탁기 대신 미니 사이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것도 1인 가구 증가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앵커: 네. 하지만 혼자 살면 자유로울 순 있어도 외로워서 마냥 좋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또 소비규모가 크면 노후대비는 어떻게 합니까?
기자: 네, 잘 지적하셨는데요. 실제로 나홀로족 스스로도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 바로 그 점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나홀로족은 낮에는 여유롭게 일하고 밤에는 유흥을 즐기며 자유분방하게 사는 것으로 묘사되는데요. 실제로는 나이를 먹을수록 노후불안을 느끼고 경제적 궁핍이 심했습니다.
통계청이 1인 가구와 다인 가구의 경제적 특성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소득과 저축이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나홀로족은 다인 가구보다 적게 벌면서 많이 쓴다는 건데요. 적자가구 비율도 다인 가구에 비해 14%포인트 더 높았습니다. 거주지도 다인 가구는 자가주택 비율이 65%지만 1인 가구는 전·월세 비율이 60%였습니다.
앵커: 네. 그런데 사실 1인 가구라면 젊은 층도 있지만 배우자와 사별했거나 이혼한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이들의 생활 여건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에 기사를 쓰면서 가장 놀란 점이 그건데요. 60대 이상 황혼 나홀로족이 전체 1인 가구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1인 가구라면 젊은 독신층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독거 노인도 그만큼 많다는 겁니다. 이들의 상황은 젊은 20대~30대 보다 더 열악합니다. 일단 이들은 일자리에서 은퇴했기 때문에 고정 수입이 없고 생활비나 의료비 지출이 많았습니다. 일정한 재력이 있지 않는 한 대부분 기초연금이나 공공근로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신체가 허약해지는데 경제적 궁핍까지 겹치다보니 정서적 외로움은 더 심해지는데요. 서울시에 따르면 60대 이상 1인 가구 중 우울증을 앓은 비율은 40%나 되고 대인기피증을 겪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네. 밖에서 보면 화려한 독신이지만 사실은 외로운 홀로서기인 셈인데요. 그렇다면 정부의 1인 가구 정책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현재 정부의 1인 가구 정책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나홀로족에 대해 결혼을 못했다는 색안경을 쓰는 경향이 강한데 이게 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된 겁니다. 나홀로족의 가장 큰 고민인 노후대책 마련도 저축이나 재테크 등 개인책임으로 떠넘기는 수준입니다. 특히 아직도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정책은 4인 가구 기준에 맞춰져 있습니다. 당장 집을 장만하려고 해도 주택 청약과 국민주택기금 수혜 대상이 결혼해서 부양가족이 딸린 다인 가구를 우선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정책들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할까요.
기자: 네. 나홀로족은 정부가 1인 가구 특성에 따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주택문제만 해도 소형 주택 공급을 늘리고, 내집 마련을 쉽게 할 수 있는 주택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또 아직 5%에 불과한 공공 임대주택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일자리도 관심삽니다. 나홀로족은 은퇴 후 경제적 위기가 찾아오는데요. 이를 위해 고용훈련 기회를 늘리고 단순 노동보다 숙련 노동 위주로 취업을 알선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마지막으로 1인 가구의 노후대비를 돕는 금융정책도 필요합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은 1인 가구를 위한 보험 등이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우리도 나홀로족 자산관리를 위해 정부와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앵커: 네. 설명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