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증권가의 스마트폰 보조금 지원 이벤트가 올해 전반적으로 시들해졌지만 일부 증권사의 경우 해당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기 때와 동일한 효과를 보기는 어렵겠지만 공동 구매 등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폰 단말기 할부금 지원 이벤트를 진행 중인 증권사는 현대증권, KT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HMC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투자증권 등이다.
현대증권은 월 1회 이상 주식을 거래할 경우 할부금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올해 말까지 진행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월 1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매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할부금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오는 31일까지 시행한다.
KTB투자증권은 월 매매금액 1000만원을 달성할 경우 당월 단말기 부담금 1만원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이투자증권도 올해 말까지 주식, 선물, 옵션을 월 100만원 이상 매매하는 고객에게 스마트폰 월 할부금을 제공한다.
앞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시작했던 스마트폰 보조금 지원 이벤트는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
실제로 동양증권, KDB대우증권의 경우 각각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모바일 고객을 대상으로 단말기 할부금을 지원했지만 현재는 해당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사(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67.6%를 기록해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단말기를 구입할만한 수요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스마트폰 예상 구입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일부 증권사가 해당 이벤트를 계속 진행하는 이유는 신규 모바일 고객을 유치하는데 여전히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갤럭시노트3, 아이폰5S로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수요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신규 주식투자 고객의 상당 부분이 모바일 거래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이 시장에서의 고객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콘텐츠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단말기 할부금 지원 이벤트가 여전히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공동 구매 등의 경로를 통해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든다는 점도 거론됐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단말기를 공동 구매하고 있어 일반 대리점보다 단말기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며 "매매 활성화를 유도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고객 규모 확장이 필수적인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효과가 예년만큼 크지 않더라도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해당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의 경우 효과가 조금 감소하면 바로 이벤트를 접고, 다른 경로를 모색해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 입장은 다르다"며 "연 단위로 내는 단말기 할부금 특성상 기존 이벤트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교체 수요를 통해 신규 고객을 꾸준히 늘려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