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 여야 대표들의 3자 회담 진행이 청와대, 야당의 호응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중대한 사안들이 많은 만큼 3자 회담이 금방 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장외투쟁 중이었던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단독 회담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국민보고대회에서 “사전조율이나 의전 같은 건 필요 없다"며 "언제든, 어디서든 대통령을 만나겠다. 대통령과 제1야당의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이 엄중한 정국을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김 대표의 요구에 부정적이었다.
국회 차원에서 국정원 국정조사 등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며, 민주당이 박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 규정했다.
그러자 협상파로 알려진 황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3자 회담을 제안했다.
황 대표는 “야당 대표가 제안한 것을 존중하면서 야당과 대통령, 대통령과 여당, 여야 대표로 순차 진행돼야 결론 날 현안 회담을 일거에 정리할 수 있다”며 “민주당과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3자 회담을 수락해서 국정현안 해결의 길을 열어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3자 회담 제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지금 야당이 주장하는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만날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여야가 만나야 한다”며 “여야 간 먼저 만나 국회의 일은 국회에서 논의하고 그 다음에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우선 여야 협상을 통해 이것이 원만하게 이뤄질 것을 촉구하고, 이것이 안됐을 경우 여야 대표회담을 열어야 한다”며 “국회에서 일어난 일은 국회에서 해결할 수 있는 국회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청와대와 민주당은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황 대표의 제안이 있었으니 검토해보고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김한길 대표는 청와대의 공식 제안이 있다면 정국 상황이 엄중한 만큼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청와대가 요청한다면 3자 회담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또 김기춘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김한길 대표를 찾은 이정현 수석은 “대통령에게 종합해서 (3자 회담 요청을) 곧 보고 드리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3자 회담에 긍정적인 뜻을 밝히자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새누리당 내부에 3자 회담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다. 당시 의원들은 발언은 여야가 먼저 조율한 다음 3자 회담을 열자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와 국회에서 3자 회담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금방 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 국정조사 등 사안들이 심각한 상황까지 왔기 때문이다.
3자 회담을 성급하게 열었다가 아무 성과가 없을 경우, 정국은 더 풀기 어려워 질 수 있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청와대와 새누리당, 민주당은 3자 회담을 위한 사전 조율 시간을 충분히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