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당초 지난달 26일 진행하려다 연기됐던 국정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국정원에 대한 기관보고가 오늘 열렸습니다. 정치팀 한광범 기자가 전화로 연결됐습니다. 한 기자. 오늘 여야의 입장이 서로 팽팽했다면서요.
기자: 네 국회에 있는 한광범 기자입니다. 여야 모두 그 동안의 입장을 되풀이했는데요. 여당은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을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고 폄하하며 이번 사건은 '민주당이 국정원 전현직 직원을 매관매직한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여당측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댓글사건은 정당한 대북심리전이라고 변호했습니다. 민주당이 대선 당시 판세를 뒤집으려고 이를 대선개입으로 왜곡했다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대선개입을 했다고 판단한 검찰 수사 결과도 부정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정청래 의원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댓글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발표 전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확정적으로 얘기하며 문재인 후보를 공격한 발언을 거론했습니다.
또 정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가 NLL대화록 유출과 관계됐다며 증인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지난 6월 국정원의 대화록 공개가 박 대통령의 지시, 혹은 묵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오늘도 출발이 순탄치가 않았다고 들었는데 어땠나요?
기자: 지난번 회의 때 불참해 야당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던 남재준 원장은 이날 오전회의부터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는 신기남 특위 위원장이 지난 회의에서의 불출석에 대해 따져 묻자 지난번에 사죄의 말씀을 드렸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남 원장은 이 자리에서 국정원 사건에 대해 진위 여부를 상관 없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정원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오전 회의때 민주당은 당초 예정됐던 지상파 3사의 생중계 취소를 문제삼았습니다. 정청래 의원의 제안으로 특위는 지상파 방송 3사에 중계 요청하기로 하면서 오후에 회의가 재개됐습니다.
앵커: 이제 그럼 다른 것 알아보죠? 박 대통령의 후원그룹인 7인회 소속의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비서실장에 임명됐다면서요? 야당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지난 1992년 초원복집 사건 당시 법무장관으로 유명한 인사인데요.
이번에 급작스러운 청와대 인사에서 비서실장에 중용됐습니다. 또 그동안 공석이었던 정무수석에는 외교관 출신의 박준우씨가 임명됐습니다. 이외에도 이번 인사에서 민정수석, 미래전략수석, 고용복지수석의 얼굴이 새로 바뀌었습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여당은 전문가들로 구성됐다며 박근혜 정부 국정기조에 맞는 적합한 인사라고 평했습니다.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해선 입법, 행정의 탁월한 경륜과 역량을 가졌다고 추켜세웠습니다.
반면 야당은 한마디로 이번 인사가 내용과 시기 모두 잘못됐다는 반응입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인사에 대해 "최친박 친정체제의 완성"이라고 혹평했습니다.
또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92년 초원복집 사건을 언급했는데요. 이 사건이 이번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판박이라며 초원복집 당사자를 임명한 저의가 무엇이냐고 따져물었습니다.
또한 청와대의 인사 발표 시간이 당초 국정원 기관보고가 예정됐던 오전 10시였다는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뉴스토마토 한광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