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쪼그라든 국내 저축銀 인수하는 이유

"비우량 대출 세분화 시 경쟁력 있다" 분석..서민대출 공략하면 승산

입력 : 2013-08-08 오전 10:05:33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먹거리가 사라진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외국계 금융사가 늘어나면서 제2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콩계 증권사가 신민저축은행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일본 투자회사 SBI그룹이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일본 KC카드가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외국계 금융자본이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쪼그라들고 있는 국내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고 있는 것.
 
이들은 모두 저신용자 대출 세분화를 통해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국내 서민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7일 저축은행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민저축은행을 홍콩계 증권사 SC로위와 유일PE 컨소시엄이 인수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주매각과 유상증자 등 인수자금은 22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SC로위는 올 11월까지 유상증자까지 최종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대주주 변경 신청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본사 사옥을 매각할 정도로 경영이 어려워진 신민저축은행의 대주주가 홍콩계 증권사에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작업을 마무리 하고 있다”고 말했다.
 
SC로위는 홍콩에 거점을 둔 증권사로 아시아 부실채권 투자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대한해운 지분투자 및 차입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SC로위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저신용자 대출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C로위는 우리나라 개인대출 시장이 우량 등급과 비우량 등급의 사이가 세분화 되지 않고 확연히 양분화 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며 “비우량 등급 중에서도 좀 더 면밀하게 접근하면 충분히 영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인수한 일본계 SBI그룹도 하반기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 소액신용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BI그룹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 후 지난 3월 2370억원을 증자했으며 하반기에 추가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추가 증자가 이뤄질 경우 총 6370억원 규모의 상당한 자금을 쏟아 붙게 된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3월 말 현재 당기 순손실이 3765억원이 발생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7.2% 대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건전성 개선을 위한 대규모 증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생각 이상의 많은 자금을 들어가고 있다”며 “이같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소액신용대출 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한 일본계 대부금융회사 계열 KC카드는 사명을 친애저축은행으로 바꾸고 소액신용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광주지점을 오픈했으며 지난 6월 10일에는 제주지점을 확장이전해 새롭게 열었다.
 
4월에는 본점과 잠실점에 24시간 운영되는 무인대출 신청기 등도 시범운용하고 있다.
 
수익확대를 위해 부실채권 매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 1월에 솔로몬저축은행의 3730억원 규모 대출채권과 5월에는 HK저축은행의 2000억원 규모 소비자 신용대출 정상채권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말 1540억원 대비 2560억원 늘어난 4100억원을 기록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저축은행은 대주주의 불법으로 부실화된 곳이 상당 수여서 어느 정도 정리되면 할만하다고 볼 수 있다”며 “외국계 금융사들은 소액대출 등을 중심으로 들어와 여러 가지 다른쪽으로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로 저축은행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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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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