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는 가운데 전력난 위기가 커지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부랴부랴 전력시스템 점검에 나섰다.
윤 장관은 "다음 주까지 큰 고비인데 전력수급 상황은 막다른 골목에 왔다"며 "국민과 기업은 절전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전력기관은 시설관리에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8일 윤상직 장관은 예정도 없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전력거래소를 현장 방문했다.
이달 들어 대구, 대전, 포항 등 남부지방에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전국적으로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돼 전력위기가 커지자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을 비롯 한국전력 및 발전사 사장 등 전력기관 관계자들과 '전력 위기극복 긴급 현장대책 회의'를 열기 위해서다.
◇8일 전력거래소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과 한전 및 발전사 사장단 등과 함께 '전력 위기극복 긴급 현장대책 회의'를 열었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실제로 이날 전력거래소는 "최대 전력수요가 73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예비전력이 400만㎾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력수급 경보가 '준비'로 발령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윤 장관이 전력거래소를 방문한 낮 12시 서울 온도는 32도를 웃돌았고 예비 전력은 540만㎾ 수준으로 떨어졌다.
◇8일 오전의 전력수급 상황. 전일인 7일보다 전력수요가 100만㎾ 정도 더 높다.(자료제공=전력거래소)
대책회의에서 윤 장관은 "장마철 덕분에 7월에는 전력위기를 어떻게든 넘겼지만 8월이 큰 고비가 될 것"이라며 "조금 더 긴장의 끈을 조여 전력난을 이겨내자"고 당부했다.
윤상직 장관은 이어 "현재 발전량을 최대로 가동해 전력수급이 막다른 골목에 왔다"며 "하루하루 비상대책으로 수급관리를 하고 있는 만큼 송전선로에 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비상대책 기간에는 시설관리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올해 상반기 원자력발전소가 무더기로 멈춰 전력위기를 맞은 일을 의식한 듯 발전사 등에 철저한 전력시설 유지·관리와 대응책 마련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강도 높은 시설관리와 내부기강 단속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여름만 되면 철저한 시설관리를 강조하기는 했지만 올해 원전 납품비리 사태로 한 차례 큰 난리를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들 긴장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이든 내부적으로든 대응방안 마련하라는 주문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장관은 "내년에는 국민께 절전해 달라고 당부하는 일이 없게 전력 수급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력난을 대비한 선제 조치를 마련해 정상적인 상황에서 하계 절전대책 기간을 맞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지난 2일 "8월 둘째 주부터는 전력 예비력이 마이너스 103만㎾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예비력 400만㎾ 추가 확보를 위해 계약전력 5000㎾ 이상 전력 다소비업체를 대상으로 하루 4시간 의무절전을 비롯 고강도 절전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