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사진=아시아선수권 공동취재단)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국 농구의 '만수' 유재학 감독은 16년만에 세계농구선수권대회 진출권을 확보한 요인을 묻는 질문에 정신력을 꼽았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1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필리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제27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대만(타이완)과의 3·4위전에서 초반부부터 압도적으로 리드한 끝에 75-57(29-13 21-16 11-15 14-13)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3위가 확정되며 지난 1998년 이후 16년만에 세계농구선수권대회(농구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유 감독은 "우리(한국)나 대만이나 오늘 같은 경기가 정신적인 압박이 크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정신적인 무장, 정신력에서 앞섰다. 스페인에 가고자 하는 열망이 앞섰다고 본다. 그래서 오늘 경기를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유 감독은 최근 한국 농구가 여러가지 면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선수들이 지난 3월 일어난 불행한 사건(승부조작)으로 이번 대회에 큰 각오를 세웠을 것"이라며 "한국 농구가 인기가 많이 떨어진 시점인데 중국도 이기고 스페인행 티켓을 따는 바람에 다시 한국에 농구붐이 일어난 것 같다. 감독으로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또 "다른 팀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경기 스케줄이 굉장 히 타이트했다. 어쨌든 감독 일을 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농구를 잘 하는 선수들하고 시간을 보냈던 게 즐거웠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농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김민구(경희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슈터 계보를 이을 선수'라고 극찬했다.
유 감독은 "한국 농구는 슈터가 많은 색깔 농구였다. 그런데 그런 슈터들이 많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어려움을 겪는 요인 중 하나였다"며 "어린 김민구 선수가 그런 옛날 선배들의 계보를 잇는 농구를 해주면 앞으로 그런 스타일의 선수가 계속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16년만에 농구월드컵 출전권을 딴 유재학호는 오는 12일 오후 5시15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