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 (사진=KBS 중계 방송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러시아 모스크바에 번개가 쳤다.
'번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가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다시 정상을 찾았다. 지난 2011년의 아픔도 씻어냈다.
볼트는 12일 새벽(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7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볼트는 준결선에서 9초92의 기록으로 2위로 결선에 올랐다.
6번 레인에 자리잡은 볼트는 0.163초만에 스타팅 블록을 박차고 나갔다. 출발 반응속도는 8명 가운데 6위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볼트는 그의 장점인 가속도를 십분 살려, 레이스 중반 선두로 치고 나왔다.
볼트는 80m 지점이 가까워오자 옆 라인에서 뛰던 저스틴 게이틀린(미국)마저 제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게이틀린은 9초85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볼트는 지난 2009년 베를린대회 당시 9초58의 세계 최고기록으로 세계선수권 첫 우승에 올랐다. 하지만 2011년 대구대회에서는 부정출발하며 실격했다.
그런 볼트에게 이날 우승은 4년만에 정상을 되찾은 것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대구에서의 악몽을 날린 것이다.
경기 후 볼트는 "준결승전이 끝난 뒤 다리가 약간 좋지 않았다. 그래서 더 빨리 달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년전에 타이틀을 놓쳤기 때문에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우승하기 위해 할 일을 했다는 데 만족한다. 50m를 지나면서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며 덧붙였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볼트는 대회 역대 최다 금메달 획득기록(8개)을 보유한 칼 루이스에 2개 차이로 가깝게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