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힘빠진 아베노믹스..2분기 日경제 2.6% 성장

설비 투자 0.1%↓..6분기 연속 '위축'
"소비세 인상 예정대로" 다수

입력 : 2013-08-12 오후 6:08:54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 경제가 예상보다 더딘 성장을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성장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소비와 수출을 개선시키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기업들의 투자 확대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오는 가을 예정된 소비세 인상에도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지만 세율 인상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2분기 GDP 2.6%↑..회복세 이어가
 
(자료=일본 내각부, 뉴스토마토)
12일 일본 내각부는 연율로 환산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망치 3.6% 증가를 하회하는 수치로 1분기의 경제성장률은 종전의 4.1%에서 3.8%로 하향 조정됐다.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아베노믹스의 효과를 긍정했다.
 
아이다 타쿠지 소시에떼제네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가 점차 정상 궤도로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 기간 명목 GDP는 2.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며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적인 물가 움직임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는 전년 동기대비 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적은 낙폭이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개인 소비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일본 경제의 60%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은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성장에도 1.9%포인트 기여했다. 
 
이와 함께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이 실행되기 전 미리 구매에 나서려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돼 소비 지출은 단기적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이 밖에 정부 지출과 수출 역시 각각 0.7%포인트 성장 기여도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투자 6분기 연속 '위축'..엔低 역효과 '경계'
 
다만 일본의 경제 성장이 정부 지출과 엔저에 기대 이뤄졌던 만큼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지난 분기 기업들의 투자가 예상만큼 늘지 않은 점은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 한다.
 
2분기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이는 6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으로 경제성장률도 1.1%포인트 상쇄시켰다. 
 
아베노믹스로 기업들의 실적은 호전됐지만 투자로 이어질 만큼은 아니었다는 의견이다.
 
키노시타 토모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분기의 자본 지출은 대부분 지난해의 계획을 반영한 것"이라며 "수출과 미국 경제가 개선 될 것으로 기대되는 내년까지는 기업들의 투자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방증하듯 아마리 아키라 경제상은 이날 가진 브리핑 자리에서 기업 투자가 줄어든 것에 우려를 표하며 "세금과 예산, 통화정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본 지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가격 상승도 향후 경제 성장의 잠재적 장애물로 지목됐다. 
 
에너지를 비롯한 수입 가격이 높아질 경우 가계와 기업들의 지출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소비세 인상은?.."소비세 인상 장애물 안돼"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소비세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높아졌다. 
 
소비세 인상이 일본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가까스로 회복의 신호를 보이는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전문가들은 소비세 인상이 발효될 경우 최소 한분기 이상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세율 인상 직후인 2014회계연도 1분기(4~6월)의 경제성장률이 4.4% 가량 하락 할 것으로 전망되며 최악의 경우 침체기가 반년 가량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혼다 에스로 시즈오카대학 교수는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은 소비세를 예정대로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미"라고 분석했다.
 
쿠마노 히데오 다이이치생명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날의 지표를 계기로 소비세 인상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소비세를 인상해도 무방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에드윈 메르너 아틀란티스 인베스트먼트리서치 대표는 "일본 경제는 성장 구간에 있다"며 "아베 총리는 소비세 인상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지금 소비세 인상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결정 시기를 놓치게 되고 이는 정부의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본 정치권은 소비세 인상 여부를 GDP 수정치가 발표되는 다음달 9일 이후 결정할 계획이다.
 
소비세 인상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현행 5%의 일본의 소비세율은 내년 4월에 8%로, 2015년 10월에 10%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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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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