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아시아를 주름잡던 농구 스타들의 국내 복귀전은 시작 전부터 불꽃이 튀었다. 아직 대학생 신분인 아마추어 선수들도 패기넘치는 모습으로 대회출전 각오를 다졌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4일 오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16개팀의 감독 및 선수 각 1명씩 나왔다. 그렇지만 경희대는 감독과 선수 두 명이 참석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한국을 동메달로 견인한 김민구와 김종규가 동시에 등장한 것이다.
특히 김민구에게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민구는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 경기 도중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농구선수로서 이례적인 일이다.
◇풋풋한 대학생 선수들의 필승 각오
오는 15~22일 8일동안 열릴 이번 대회는 남자 프로농구 10개 구단과 상무(국군체육부대), 대학 상위 5개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이 참여해 토너먼트로 치른다.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존재감을 뽐내며 '아시아 베스트5'에 선정된 김민구는 대학생이다. 김민구와 함께 센터 김종규(경희대)·이종현(고려대), 포워드 문성곤(고려대), 장신 가드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최준용(연세대·200㎝)도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나서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이들은 이번 대회를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열심히 하겠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프로 형들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김민구는 "작년에 무척 아쉽게 패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대회에선 패기넘치는 플레이를 많이 펼쳐서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현도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프로농구단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많이 배운 것을 잘 써먹어 프로팀 형들을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팀에서 많이 배웠다"면서 "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신인드래프트에 누가 1순위로 선발될까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농구기자들의 관심사는 오는 신인드래프트에서 각각 23.5%의 확률로 1순위 지명권 확보가 예상된 KCC, KT, LG, 동부가 어떠한 대학생 선수를 뽑을 것이냐에 집중됐다.
당초 1순위 신인 지명 선수로는 김종규가 유력했다. 그렇지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김민구가 급부상하자 김민구와 김종규의 '경희대 콤비'가 동시에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감독들은 모두 "아직은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 혹은 "팀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겠다"는 등의 멘트로 직답과 상술을 피했다.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탐색전을 펼치는 모습이었다.
김진 LG 감독은 "두 선수(김민구-김종규) 외에도 좋은 선수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는 우리 팀에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선수를 살필 좋은 기회가 아닌가 한다. '우리 팀에 맞는 가장 적합한 선수'를 뽑겠다"며 특정 선수를 거론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최하위 수모를 겪은 허재 KCC 감독은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두 명(김민구-김종규)도 있고, 다른 타 대학 좋은 선수도 있다"면서 "어떤 순서로 나갈지 모르겠지만 팀에 맞는 좋은 선수를 뽑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동부의 신임 이충희 감독은 "아직 결정된 부분은 없고, 팀에 녹아날 선수를 뽑을 생각"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뭔가 정해진 것은 없다"며 원론적 대답을 펼쳤다. 다만 동부는 김주성과 이승준이 건재하고 윤호영이 돌아오는 구단의 내부 사정상 김민규가 유력하다.
전창진 KT 감독은 "예선에서는 김종규가 좋았고, 결승리그서 김민구가 좋았다"면서 "어떻게 픽이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마음 속으로 생각했을 뿐이다. 이 자리에서 누구를 뽑겠다는 결정은 어렵다"라며 최종 선택을 미뤘다.
◇"'농구대잔치'의 열기를 재현하겠다"
이번 대회 1회전은 최종현이 뛰는 연세대가 SK와(15일), 김민구와 김종규가 활약할 경희대가 KCC와(16일), 이종현이 있는 고려대가 오리온스와(17일) 대결한다. 이밖에도 한양대는 KT와(15일), 건국대는 인삼공사와(16일), 상무는 LG와(18일) 경기를 치른다.
겨울에 열린 지난 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는 여름에 열리면서 대학 4학년생들이 대거 참여한다. 오는 10월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프로구단의 눈도장을 받으려는 대학 선수들의 분전도 이번 대회의 볼거리다.
KBL은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와 세계선수권대회 진출로 되살아난 농구의 열기가 이번 대회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소속팀 감독들도 "선수들이 피곤하겠지만 팬들을 위해서 짧은 시간이라도 경기에 내보내겠다"라는 방침이다.
이번 대회가 여러모로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