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서울가정법원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서울시내 34개 중·고등학교에서 '모의 청소년 참여법정' 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박홍우 법원장을 포함한 판사 전원이 한 학교씩 전담해, 모의 청소년 참여법정을 참관한 이후 강평할 예정이다. 법원은 지난해 7월 서울시장·서울시교육감 등과 체결한 '폭력 없는 서울교육 실천 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참여법정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첫 번째 모의 청소년 참여법정은 26일 오후 4시10분부터 서울 용화여고에서 열린다. 이날에는 박 법원장과 김윤정 판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법원은 각 학교에서 학교별 사례를 바탕으로 학교의 특성에 맞춘 재판 시나리오를 작성하도록 미리 안내했다.
청소년 참여법정은 소년보호재판의 일종으로, 비행을 저지른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소년보호재판을 받는 보호소년)의 비행성을 교정하기 위한 보호처분을 하는 재판이다.
청소년 참여법정에는 재판장과 보호소년, 보호자 외에 진행인 및 보호소년과 같은 또래로 구성된 청소년 참여인단이 참여한다. 진행인은 현직 교사와 변호사 중에서 신청 받아 선정하고, 청소년 참여인단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중·고등학생 중에서 신청 받는다.
진행인과 청소년 참여인단은 사건을 심리한 후 봉사활동 하기, 안전운전 강의듣기, 형사법정 방청 후 소감문 작성하기, 인터넷중독 예방교육 받기, 피해자에게 사과편지 쓰기 등과 같은 과제 중에서 보호소년에게 적합한 부과과제를 선정해 재판장에게 건의한다.
진행인과 청소년 참여인단이 선정한 부과과제 외에, 보호소년이 이행해야 할 필수 부과과제로는 다른 '청소년 참여법정'의 청소년 참여인단으로 참여하기와 일기쓰기가 있다.
재판장은 필수 부과과제와 청소년 참여인단에 의해 선정된 부과과제를 보호소년에게 실천하도록 하고, 보호소년이 부과과제를 성실히 이행하면 사건을 종결한다.
서울가정법원은 모의 청소년 참여법정을 모두 마친 후 오는 10월경 시나리오의 내용, 모의 청소년 참여법정 시연 과정, 기타 준비 정도 등을 평가해 우수학교를 시상할 방침이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청소년 참여법정은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고, 피해자에게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해 학교폭력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학교폭력 문제에 근본적으로 대처하는 한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청소년 참여법정은 학생인 일반시민이 사법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라며 "보호소년과 같은 또래인 청소년 참여인단의 시각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보호소년의 절차적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서울시 교육청을 통해 지원 받은 결과 55개 학교가 올해 모의 청소년 참여법정 개최를 신청했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지난해에 참가한 학교를 제외 했으며, 구별로 지원학교 숫자를 안배해 34개 학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가정·행정법원(사진=뉴스토마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