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가뭄' 축구대표팀, 아이티전부터는 다르다

입력 : 2013-09-05 오후 1:07:23
◇지난 6월18일 열린 이란전에서 슈팅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캡쳐=대한축구협회)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골가뭄이 굳힌 그라운드에 이제는 단비가 내릴까.
 
홍명보(44)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아이티전을 앞두고 있다. 오는 6일 저녁 8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홍 감독은 5번째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동아시안컵과 페루 평가전을 치르며 3무1패를 기록했다. 달라진 경기력은 높게 평가 받았으나 1골에 그친 득점력은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다.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은 밑그림이 그려졌다. 하지만 공격진과 양쪽 날개는 유럽 소속 선수들이 합류하며 치열한 경쟁 중이다.
 
골문을 겨낭한 홍명보 감독의 포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표팀의 훈련을 살펴봐도 주전 선수 예측은 어렵다.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대표팀은 전술훈련 때 주전과 비 주전의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아이티는 약체로 분류된다. 그러나 지난 6월 FIFA랭킹 1위인 스페인과 박빙의 승부를 펼친 끝에 1-2로 아쉽게 패하고 이탈리아와는 2-2 무승부를 거두는 등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국리그 보다는 프랑스와 벨기에 등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11명에 달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강팀은 아니지만 대표팀의 경기력과 내부 점검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어차피 이번 평가전의 목적은 철저히 한국대표팀 경기력 자체에 맞춰져 있다.
  
◇지금 필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골
 
지동원(22·영국 선덜랜드)과 구자철(24·독일 볼프스부르크)의 어깨가 무겁다. 이번 홍명보호 3기에서 이들은 공격 선봉을 맡을 전망이다.
 
팬들이 이들에게 거는 기대와 홍 감독이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는 같다. 첫째도 둘째도 골이다. 4-2-3-1 포지션을 주로 쓰는 홍 감독은 지동원을 원톱에 두고 구자철에게 뒤를 받치는 역할을 시험할 가능성이 높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명단 발표 당시 "지동원이 원스트라이커 역할을 팀에서 하고 있다"며 그의 활용방안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지동원의 대체자원으로는 조동건(27·수원)이 중용될 전망이다. 홍 감독은 조동건을 선발하며 "우리가 하려는 축구와 잘 맞는 것 같아 다시 선발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원톱으로 구분되는 공격수는 지동원과 조동건 뿐이다.
 
때로는 지동원 대신 미드필더를 투입하고 구자철을 최전방에 둘 수도 있다. 이 경우 축구계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제로톱' 전술이 가동된다. 구자철이 미드필더 진영으로 많이 내려와 공을 받고 양 측면을 비롯한 최전방 빈공간을 미드필더들이 쇄도해 들어가는 것이다. 다만 홍 감독이 "제로톱 전술은 마음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밝힌 만큼 어떻게 창의적으로 운영될 지가 관건이다.
 
구자철과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는 이근호(28·상주)가 있다. 이근호도 최근 리그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충분한 출장 시간을 보장 받을 전망이다.
 
◇손흥민-이청용-김보경, 활용방안 무궁무진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는 손흥민(21·독일 레버쿠젠)이다. 대표팀 명단 발표 전부터 손흥민의 발탁 여부는 큰 주목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을 뽑으며 "모든 사람들이 잘하고 있다 하니 그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소속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자리잡은 손흥민을 향한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높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그는 평소 같이 공간을 활용한 움직임을 많이 가져갈 전망이다. 손흥민의 장점은 빠르고 안정적인 드리블 돌파와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는 슈팅력이다.
 
동갑내기 친구 윤일록(21·FC서울)이 손흥민과 같은 자리에서 경쟁하고 있다. 최근의 윤일록의 컨디션을 봤을 때 홍 감독으로서는 윤일록 또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측면은 이청용(25·영국 볼튼)이 맡을 것이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고요한(25·FC서울)이 "지지 않겠다"며 이청용과 선의의 경쟁을 선언했지만 쉽지는 않다. 이청용이 대표팀에서 보여준 기복 없는 플레이를 생각했을 때 홍명보 감독은 결국 어떤식으로든 이청용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이와 함께 김보경(23·영국 카디프시티)의 활용 가능성도 주목할 부분이다. '멀티자원'으로 꼽히는 김보경은 좌우 측면과 중앙 어디서든 뛸 수 있다. 김보경의 가세는 대표팀이 가져갈 수 있는 수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과거 대표팀에서 김보경은 측면에서 주로 뛰었다. 소속팀에서도 측면으로 뛰다가 최근에는 중앙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진 뒤를 받치는 미드필더진은 김보경의 가세로 더욱 활용 방안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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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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