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7년만의 맞대결' 송강호·설경구, 둘의 공통점은

입력 : 2013-09-11 오후 1:11:55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1996년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로 데뷔한 송강호, 장선우 감독의 '꽃잎'으로 데뷔한 설경구가 올해 개봉 1주일 간격을 두고 맞붙는다.
 
국내 영화계의 산증인이라 불릴만한 두 배우의 작품이 정면으로 맞붙는 것은 17년 만에 처음이다. 극단 출신인 두 배우 모두 오랜 세월 다양한 작품에서 관객들에 얼굴을 비췄지만, 1주일 차이로 작품을 개봉한 경우는 없었다. 이에 따라 영화계에서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각기 다른 작품으로 맞서는 두 배우지만, 묘한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장르의 도전이라는 점과 지난해 위기론을 겪었다는 것이다.
 
코믹 vs. 첫 사극
 
지난 5일 먼저 개봉한 '스파이'에서 설경구는 국내 최고의 비밀 첩보원이지만 아내에게만큼은 구박받고 욕 먹으며, 힘들어하는 평범한 남편 김철수를 연기한다.
 
놀라운 능력으로 국가의 중대사를 해결하는 인물이지만, 아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설경구는 나이가 무색하게 수준 높은 액션 연기를 펼쳤고, 어울리지 않을 법한 코믹연기를 말끔하게 소화해냈다는 평이다. 설경구는 특유의 반복적인 대사나 우스꽝스러운 표정 없이 자연스러운 몸짓과 말투로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설경구가 웃음이라면 송강호는 사극이다. 11일 개봉한 '관상'에서 송강호는 조선 최고 관상가 박내경을 연기한다. 일개 관상만 잘 보는 소시민이 계유정란이라는 거대한 권력과 운명에 휩싸이는 내용이다.
 
송강호는 내경을 통해 초반에는 코믹으로 일관하지만, 김종서(백윤식 분), 수양대군(이정재 분), 문종(김태우 분) 등을 만나면서 느끼는 감정을 각각 다른 표정으로 드러내며 타 캐릭터의 색을 부여한다. 또 극후반에는 깊은 감정연기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제껏 'YMCA 야구단', '효자동 이발사' 같은 시대극에는 출연했지만, 정통 사극은 처음인 송강호를 본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미디어 플렉스)
 
위기에서 극복으로
 
지난해 송강호는 '푸른 소금'(77만 1699명)과 '하울링'(161만 2554명)이 참패에 가까운 기록을 냈다. 이때 '송강호 위기론'이 대두됐다. 송강호의 티켓파워의 위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쉬리', '살인의 추억', '괴물' 등 굵직한 연기력으로 흥행에서도 최고였던 그의 과거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통해 900만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다시한번 힘을 발휘했다. 더불어 '관상' 역시 현재 80%에 육박하는 예매 점유율로 기대치가 높아 초반 흥행이 예상된다.
 
설경구의 위기는 먼저 찾아왔다. 2009년 '용서는 없다'(114만 4238명), 2010년 '해결사'(187만 3327명)으로 연타석 참패를 맛보면서 위기를 느꼈다. 지난해 '타워'(518만 1038명)으로 체면치레를 했지만, 평단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박하사탕'으로 시작해 '공공의 적', '실미도' 등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던 것과는 차이가 컸다.
 
하지만 올해 설경구는 정우성, 한효주와 함께한 '감시자들'로 550만 6802명을 동원했다. 이 영화는 제작비 대비 높은 수익률로 제작 및 배급을 맡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효자 상품이 됐다.
 
두 배우는 이번 영화 이후 다음 작품도 준비돼 있다. 
 
설경구는 오는 10월 2일 개봉하는 '소원'으로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딸 아이의 성폭력이라는 상처와 아픔을 견뎌내는 아빠 역할로, 차가워지는 날씨 속에 따뜻함을 안길 전망이다. 이준익 감독의 복귀작으로 엄지원과 김해숙이 함께 출연한다.
 
송강호가 출연하는 '변호인'은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밀리터리 웹툰 '스틸레인'의 양우석 작가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감독 데뷔하는 작품으로 80년대 인권변호사의 이야기다. 오달수, 김영애, 곽도원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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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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