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과거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운 오리'로 분류됐던 일본펀드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양호한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일본 경기지표가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따른 특수 기대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일본펀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일본펀드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日펀드, 3개월 평균수익률 10.59%..경기지표 개선·올림픽 유치
17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일본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기준일 16일)은 10.59%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국가별 펀드 가운데선 중국(홍콩H)펀드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성과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4.61%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우리일본Small Cap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C 1의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이 17.86%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하이일본1.5배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 H[주식-파생재간접형]C-F(15.96%), KB스타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직판(13.16%), 미래에셋재팬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파생형)종류I(12.95%), 신한BNPP봉쥬르일본알파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 1)(12.26%), 신한BNPP Tops일본대표기업증권자투자신탁 1(H)[주식](종류C-i)(11.82%) 등이 이었다.
일본펀드가 이처럼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는 것은 일본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일본증시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일본의 지난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대비 0.9% 성장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3.8% 성장한 것. 일본 GDP 성장률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취임을 전후한 지난해 4분기 0.3%, 올해 1분기 1.0%, 올 2분기 0.9%로 3분기 연속 양적성장을 보이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경기지표 호조에 힘입어 도쿄 주식시장의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8% 급등한 14,205.23에 마감하며, 1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펀드는 상반기 급등에 대한 가격 부담으로 하락폭이 컸다"며 "하지만, 최근 일본의 경기지표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고, 일본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자가 더해지면서 일본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일본이 오는 2020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올림픽 특수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일본펀드의 수익률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올림픽 유치로 인한 소비·투자 증가가 생산 확대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소비·생산·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일본 경제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경기지표가 상대적으로 괜찮게 나오는데다 올림픽 유치라는 굿 뉴스가 일본펀드의 양호한 성과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장 연구원도 "일본은 최근에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엔화가 약세로 돌아가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며 "이전 경기회복 모멘텀이 다시 가시화되면서 일본증시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日펀드, 향후 전망 밝다 VS 추가상승 여력 떨어져
일본펀드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펀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가운데 일본펀드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먼저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본펀드에 대해 향후 전망이 밝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흥국보다는 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가 일본펀드의 양호한 성과를 이끌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연구원은 "일본펀드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본다‘며 ”일본의 경기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좋고, 아베노믹스로 일본 정부가 경제 부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일본펀드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아 부분적인 환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정책 모멘텀과 엔화약세 지속으로 일본의 펀더멘털은 양호하겠지만, 상반기 일본펀드의 수익률 상승폭이 커 일본증시의 추가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는 것.
장 연구원은 "일본펀드의 경우 상반기 상승폭이 워낙에 컸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은 많이 낮춰야 한다"며 "선진국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시장을 바라볼 수 있겠지만, 자체적으로 일본증시가 추가 상승할 여력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경제지표 호조, 정책 모멘텀, 엔화약세 지속 등 일본 경제의 모멘텀은 부정적이지 않다"면서도 "일본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의 경우엔 이전과 같은 주가 상승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부분적 환매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