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지난 21일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기 의원 및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의 사법판단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대부분의 법조인들은 북한이 구체적으로 실명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이 의원 등을 '통일애국지사'로 표현하면서 '불리한 증언'을 한 셈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앞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북남대화를 대결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수 없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내란음모사건'이라는 것을 우리와 억지로 련결시켜 북남사이의 화해와 단합과 통일을 주장하는 모든 진보민주인사들을 '용공', '종북'으로 몰아 탄압하는 일대 '마녀사냥극'을 미친듯이 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를 걸고 감행하는 반공화국 모략책동과 통일애국인사들에 대한 온갖 탄압소동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남조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랄한 반공화국모략책동과 통일애국인사들에 대한 야만적인 탄압소동은 동족에 대한 극단적인 적대의식의 집중적인 발로로서 괴뢰보수패당의 대결적 본색을 만천하에 그대로 드러내 보인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산가족 및 금강산 관련 대화 단절을 선언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현재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이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거론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공안사건을 많이 맡아 온 한 진보성향의 변호사는 "북한의 이같은 성명을 검찰로서는 법리적인 주장은 아니지만 정황증거상 언급할 수 있다"며 "이 의원 등의 입장에서는 '차라리 조용히나 있지 쓸데 없는 얘기를 해서 불리하게 만들었다'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도성향의 한 중견 변호사도 "국정원과 검찰이 확보한 증거가 어떻게 나왔을지 모르지만 북한과 관계가 있다는 물증이 있다면 북한의 이번 성명이 이 의원 등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 역시 "북한의 이같은 성명은 분명 불리한 간접증거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 입장에서도 참고자료로 제출할 만한 충분한 고려대상은 된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러 법조인들 역시 "그동안의 남북대화에서 주도권을 쥐지 못하다보니 이 의원이 정치인이라는 것을 이용해 정치적으로 역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 성명이 결과적으로 남한 내 '통일애국인사', '진보민주인사'들을 두둔한다면서 결과적으로는 입지를 더욱 좁힌 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이들 중에는 "어떤 면에서는 논평을 할 수도 있는 것이지 그런 것을 자꾸 이번 사건과 결부를 시키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경계하는 법조인도 없지 않았다.

 

이번 북한의 성명과 관련해 한 검찰 관계자는 "일견 북한에서 지령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을 탄압하지 말라는 뜻으로 보이지만 여러 각도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이 의원 등에게 유리한 발언은 결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최태원)는 오는 25일 홍순석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을 기소하는데 이어 이 의원을 이르면 다음주 중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혐의 등으로 기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