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동양(001520)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계열사 기업어음과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오리온그룹의 지원 불가 결정으로 동양그룹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을 갚지 못해 부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어음과 회사채에 각각 개인투자자 1만5900명과 3만1000명이 투자했다.
개인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어음의 규모는 4564억원에 달한다. 회사채의 경우에는 개인과 법인에게 약 1조원 가까이 팔렸다.
개인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어음 가운데 약 800억원의 만기는 내년이지만 3700억원은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문제는 짧은 만기가 계속해 돌아오는 리볼빙 형태인 기업어음의 만기가 대부분 이달과 다음달에 돌아온다는 것. 이에 동양그룹의 상환 가능성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이 매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정된 금융투자업 규정이 시행되는 다음달 24일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정 규정에 따르면 증권사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은 계열사의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팔 수없기 때문에 동양증권의 동양 계열사 기업어음 판매도 어려워질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어음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회사채는 만기가 긴 반면 기업어음은 짧은 만기에 1원이라도 갚지 못하면 바로 부도가 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비교적 시급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악의 경우 동양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산 투자자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게 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법원은 해당기업이 자산과 채권의 우선순위에 따라 돌려주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어음은 무보증 회사채처럼 상환 의무는 없고 손실가능성이 높다"며 "법정관리릍 통해 보통 투자 원금의 20~30% 수준을 돌려받을 수 있고, 기간은 8월에서 2년까지 걸린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동양그룹이 이번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7000억∼8000억 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