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영익 한동대 석좌교수를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에 내정한 것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유 교수가 그간 친일 미화와 같은 지나친 우편향 인식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35년간의 일제식민통치는 장기적으로 볼 때 다음과 같이 여러모로 한국의 정치 근대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여겨진다"
"일제의 식민통치는 1960년대 이후 남·북한 정부의 관주도형 근대화운동의 선행모델로서 주목된다"
"일제식민통치는 해방 후 한국의 경제발전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과거 일본의 한반도 식민 지배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글이다. 일반적인 상식의 선에서 쉽사리 동의하기 힘든 내용이다.
이는 유 교수가 지난 1992년 저술한 '한국근현대사론'에 기술된 내용이다.
유 교수는 이 책에서 ▲일제가 조선왕조를 타도해 한국민은 혁명을 거치지 않고 민주공화제 정부 수립을 시도할 수 있었다 ▲일제 총독부 정치가 해방 후 남·북한 정부의 중앙집권적 통제력 강화와 행정 효율성 제고에 공헌을 했다고 적었다.
또 ▲일제 식민통치는 해방 후 한국의 경제발전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 ▲일제의 일본어 교육이 주효하여 해방 당시 한국인 중 22%가 일본어를 해독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기술하는 등 식민지 근대화론에 입각한 편향된 사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25일 "유 교수는 현재 독재와 친일을 미화해 비판받고 있는 교학사 역사 교과서의 모태라 할 수 있는 한국현대사학회의 상임이사 출신으로 이미 정치적 중립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승만을 우상화하는 것에 치우친 그의 업적도 객관성을 지녀야 할 학자로서의 자격을 의심케 만든다"면서 "더구나 뉴라이트 사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식민지 근대화론까지 그의 저서에 고스란히 담겨있어 국사편찬위원장의 자격에 부적합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울러 "국사편찬위원회는 우리나라 역사를 관장하는 가장 권위 있는 국가기관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를 검정하는 기관이기도 하다"며 "이런 기관의 수장은 그 누구보다도 정치적 중립성과 학문적 전문성이 확실히 검증된 자가 맡아야 함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제가 우리나라의 근대화에 도움을 줬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뿌리 깊이 박힌 사람이 우리 역사 편찬과 역사 교과서를 총괄하는 국가 기관의 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끝으로 "박 대통령은 당장 유 위원장의 내정을 철회하고 자격을 갖춘 중립적인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