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채동욱 39대 검찰총장이 만 25년의 검사 생활을 마치고 검찰을 떠났다.
총장 취임후 180여일, ‘혼외자’ 의혹 보도에 이은 감찰착수 발표후 17일만이다.
채 총장은 당초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으나 역대 여느 총장들과 같이 담담한 퇴임사만으로 퇴임식을 마쳤다.
채 총장은 “여섯 달 전, 반드시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하며 이 자리에 섰다”면서 “검찰가족 여러분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저 스스로 방파제가 되어 외부의 모든 압력과 유혹을 막아내겠다는 약속도 드렸고,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또 “어떤 사건에서든 수사검사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했으며, 옳다고 믿는 의견은 반드시 지켜주는 것이 저의 역할임을 잊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검찰개혁과 관련 “검찰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냉철한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기존의 제도와 문화, 의식을 바꾸어나갔다”며 “많은 국민들도 검찰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며 한동안 거두었던 믿음을 조금씩 되돌려주셨다”고 평가했다.
채 총장은 ‘혼외자’ 의혹 보도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이 없었지만 이날 퇴임식에 참석한 가족들에 대한 감사의 말은 잊지 않았다.
그는 “39년 전 고교 동기로 만나 누구보다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아내, 하늘나라에서도 변함없이 아빠를 응원해주고 있는 큰 딸, 일에 지쳤을 때마다 희망과 용기를 되찾게 해준 작은 딸, 너무나 고맙다”며 “최고의 가장은 아니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 총장은 군 법무관시절 고교 동창인 지금의 부인과 결혼해 슬하에 딸 둘을 뒀지만 그러나 어려서부터 패혈증으로 인한 뇌성마비 장애가 있던 큰 딸이 2009년 결국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재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의 약력소개로 시작된 퇴임식장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이 기조부장은 약력소개에서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면서 “회자정리의 담담한 마음이지만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채 총장에 대해 “강자에게는 추상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검찰총장”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채동욱 검찰총장(사진 가운데)이 30일 퇴임했다. 채 총장은 수사검사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고 옳다는 믿음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켜줬다고 검찰총장으로서의 180일을 소회했다. 채 총장이 퇴임사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