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준플레이오프 양팀 선발투수 및 상대전적 현황.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이번 시즌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는 여느 때보다 치열하다. 유례없는 3차례의 끝내기 승부와 2차례의 연장전이 곁들여진 가운데 끝내 승부는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초반은 2연승의 넥센이 유리했지만 두산도 2연승을 하면서 양팀은 2승 2패 동률을 맞췄다.
이제 두산과 넥센은 14일 오후 6시 서울 목동구장에서 준PO 5차전을 통해 플레이오프에 오를 승자를 가리게 된다. 이번 경기를 승리한 팀은 16일 LG와 자웅을 겨루게 된다.
상황을 보면 2연승으로 분위기를 타는 두산이 다소 유리하다. 하지만 경기 장소인 목동구장이 넥센의 홈인데다 넥센이 앞선 2경기 모두 목동에서 두산을 제압했다는 점에서 넥센도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서로가 취약점과 강점이 모두 있다.
그렇기에 선발 투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넥센은 에이스인 나이트를 내세운다. 나이트는 지난 8일 열린 1차전에서 6.1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 : 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했다. 이에 맞선 두산도 지난 9일의 2차전을 7.1이닝 3피안타 5사사구 5탈삼진 1실점 QS로 마감한 유희관을 낙점했다.
◇홈에서 2번 승리한 넥센, '에이스' 나이트 선발 등판
넥센은 선발로 '에이스' 나이트를 내세운다. 나이트는 지난 1차전에서 좋은 공을 던진 것은 물론, 정규시즌에는 두산을 상대로 2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두산전 등판에서 평균자책점이 5.26으로 높다는 점이 아쉽다. 모든 팀을 상대로 기록된 평균자책점 4.43보다 1점가량 높다. 그렇지만 준PO 1차전에서 기록된 나이트의 평균자책점은 2.84(6.1이닝 2실점)으로 무난하다. 중요한 최후의 일전에 내세울 투수로 충분하다.
넥센은 정규시즌 두산에 9승7패로 앞섰다. 특히 목동서 6승2패를 거뒀고 지난 8~9일의 준PO 1·2차전 또한 이기면서 넥센은 '안방승리'의 기운을 이어가게 됐다.
◇두산 "넥센 상대의 유희관, 할만 하다"
'리버스스윕(탈락에 1경기만 남겨둔 상황에서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경우)'을 노리는 두산은 5차전 선발로 2차전 선발인 유희관을 마운드에 올린다.
2차전 당시 유희관은 타선 침묵과 불펜 난조 등으로 좋은 투구에도 끝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넥센 타선을 상대로 7.1이닝에 걸쳐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많은 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적재적소 완급을 조절한 투구가 상당히 빼어났다.
유희관은 정규시즌 두산전 성적은 1승1패, 평균자책점 3.77로 나쁘지않다. 더군다나 두산의 이번시즌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목동구장에서 홈런을 허용한 적이 없다는 점은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는 이번 준PO에서는 강점이다.
두산은 정규시즌 넥센에게 7승9패이며 목동에서 2승6패로 절대약세다. 결국 두산은 지난 3·4차전처럼 '올해 마지막 경기'의 각오로 불펜 투수도 풀가동할 전망이다. 3차전에 나선 변진수, 윤명준, 오현택 등이 이틀간의 휴식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렸다.
◇결국 불펜이 승부를 가른다
14일 저녁 열릴 양팀 승부는 결국 불펜의 활약 여부를 통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타선이 저조한 상황에서 연이은 끝내기 명승부를 통해 올시즌 준PO 1~4차전 승패 여부를 불펜 투수들이 결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5차전에 나설 선발 투수들은 양팀의 에이스로 이들과 겨뤄 점수를 얻어낼 틈을 만들기 쉽지않다.
실제로 1·2차전은 넥센의 끝내기 안타로 이겼고, 3차전도 연장 14회말 터진 두산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가 끝났다. 4차전 또한 6회말 두산 최재훈이 넥센 두 번째 투수 밴 헤켄에게 역전의 결승 투런포를 얻어 승리를 견인했다.
넥센은 4차전에서 선발로 뛰던 밴 헤켄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서 4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체력을 아꼈다. 이에 따라 이번 5차전의 경우 4차전에 등판하지 않은 손승락과 이정훈, 강윤구, 송신영 등이 모두 나서 공을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도 체력을 쌓았다. 외국인 투수인 더스틴 니퍼트와 데릭 핸킨스가 선전을 펼치며 불펜을 아낄 수 있던 것이다. 4차전을 이재우, 핸킨스, 니퍼트 등 세 명만으로 마친 점은 5차전을 맞는 두산 입장에서 여러모로 정말 다행이다.
다만 타선의 분발이 없는 점이 양팀 모두 적잖은 문제다. 지난 4경기를 통해 두산과 넥센은 각각 도합 11점씩 얻었다. 경기당 평균 2.75점씩 얻은 것이다. 동반침체다. 특히 중심타자의 매우 낮은 타점과 득점은 양팀 모두에게 적잖은 고민이다.
넥센은 1차전 박병호가 친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부진한 끝에 결국 14타수 2안타로 타율 0.142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강정호는 넥센이 패한 두 경기 타율이 '0'이다. 8타수 무안타로 이틀내내 침묵을 보였다.
두산도 넥센만큼 타선의 고민이 적잖다. 3차전 9회 2루타를 때리며 살아날 것처럼 보였던 김현수가 4차전에 1회 볼넷으로 나선 후 주루 플레이를 하다가 발목을 접질려 교체된 것이다. 더군다나 두산은 팀의 주요한 장점이던 도루가 팀 전체를 합쳐 4경기 총 2개로 매우 부진했다. 오히려 주루사가 자주 등장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마지막 승부처인 이번 경기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