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노사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거래소 최경수 이사장과 유흥렬 노조위원장이 최근 비밀리에 만나 갈등현안에 대한 담판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위원장은 16일 "최 이사장이 지난 10일 서울 사옥 1층 로비에 설치된 노조 농성 천막으로 직접 찾아와 만남을 요청했다"며 "지난 12일 저녁 7시 서울 시내에서 단둘이 만나 3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당시 유 위원장은 최 이사장에게 인적쇄신과 경영쇄신을 요구했다.
인적쇄신과 관련해 현재 재직중인 부이사장 2명, 상무 3명, 부장 15명 정도 선에서 자질이 부족한 임원들에 대해 보직해임을 요구했다고 한다. 아울러 방만경영 개선과 책임경영, 조직개편 등도 요구했다.
유 위원장은 "보여주기식의 불필요한 조직 구조로 방만경영이 팽배하고, 잘못이 나타나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조직이 발전할 수 없었다"며 "조직 개편과 함께 책임 경영을 내세운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이사장은 유 위원장의 요구에 어느 정도 동감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인사 문제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국회 국정감사와 연말 내년 경영계획 수립 이후 1월에나 인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유 위원장은 전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인사 시기를 앞당기거나,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확실한 약속을 해준다면 투쟁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 자리에서 최 이사장은 직원 녹취와 관련해 노조가 검찰에 제기한 고발을 취하해 줄 것을 부탁했지만, 유 위원장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노조는 거래소가 내부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직원들의 통화내용을 녹취한 것과 관련해 김봉수 전 이사장 외 13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유 위원장은 "최 이사장과 허심탄회하게 오랜 시간 서로의 생각을 교환했으니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며 "국감 때까지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25일 의원들의 부산 본사 방문 일정에 맞춰 내려가 요구사항과 거래소 운영상의 문제들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이 최경수 이사장 선임에 반대해 내걸어 놓았떤 현수막 모습.(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