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창원시의회는 야구팬들에게 사과해야

입력 : 2013-10-17 오전 8:00:17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14일 오후 6시 서울 목동야구장.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준PO) 마지막 경기인 5차전이 시작되기 직전 출입구에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성일 창원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총 7명과 그 일행이 한국야구위원회(KBO)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요구하며 야구장 진입을 시도한 것이다.
 
'KBO와 NC의 새 야구장 입지변경 요구 등 행정간섭 중단촉구 결의안'을 전달하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들은 구장 안전요원들이 설치한 저지선을 뚫고 야구장에 들어가려 했다. 출입증이 없는 것은 물론 이날 경기 입장권도 없지만 막무가내였다.
 
일부 시의원은 "왜 우리가 KBO 허락을 받고 와야 하나"라며 출입을 막는 야구장 및 야구단 관계자를 향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에 앞서 도곡동 KBO에 사전약속 없이 방문해 사무실을 지키는 여직원을 향해 폭언을 퍼부으면서 공포감을 조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이 이러한 언행에 대한 소식을 듣고 항의하자 사과를 하긴 했지만 '손님을 이렇게 대접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토를 달았다.
 
하지만 창원시의회 관계자들의 행동은 한마디로 '상식 밖'이다.
 
우선 이들은 KBO 고위관계자를 만나려고 했으면서도 준PO 마지막 경기가 있는날 야구장이 아닌 야구회관을 찾았다. 프로야구 일정에 무지하다는 방증이다.
 
아울러 가을잔치가 벌어지는 야구장에서 소란을 피우는 행동은 '비상식'의 결정판이다. 잔칫집에서 재를 뿌린 것이 다수 언론을 통해 전국에 보도됐고 창원시의 이미지만 나쁘게 만들었다.
 
기자는 그동안 창원시 관계자를 만나고 그들의 입장을 들으면서 취지를 알고 절박함도 안다. 수긍할 부분도 분명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 너무 좋지 못했다.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기는 커녕 더욱 한층 복잡하게 만들었다. KBO와 NC구단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국 야구팬들의 여론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그동안 온건한 태도를 보이던 네티즌들도 강경하게 '진해 새 야구장 반대' 로 급선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긁어 부스럼'이 된 꼴이다.
 
게다가 이 사건 등 창원시 시의원들의 상식밖 행동이 이어지면서 외지인의 진해에 대한 지역적 이미지는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박완수 창원시장과 시의원들의 잇따른 행동으로 인터넷 상에 부정적 키워드가 급증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들린다.
 
창원시의회 관계자들이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다. 전국 야구팬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효율적인 대안제시 방안에 대해서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만약 NC구단이 창원을 떠나게 된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유권자인 창원 야구팬들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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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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