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신원호·곽정환, 이적한 스타PD들의 맹활약..이유는?

"PD가 원하는 방향대로 전폭 지원"

입력 : 2013-10-25 오후 1:20:56
◇(왼쪽부터)나영석-신원호-곽정환 PD (사진제공=CJ E&M)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KBS2 '1박2일'을 통해 국민PD로 거듭난 나영석 PD, '골드미스 다이어리'로 신개념 시트콤을 만든 신원호 PD, '추노'를 통해 팩션사극의 서막을 알린 곽정환 PD는 서로 분야는 다르지만 모두 KBS에서 CJ E&M(130960)으로 자리를 옮긴 사람들이다.
 
나영석 PD는 할아버지들의 파란만장 여행기를 담은 tvN '꽃보다 할배'로 새로운 관찰예능을 선도하고 있고, 1990년대를 그대로 재현한 '응답하라 1994'의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1997'에 이어 또다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첫 방송한 곽정환 PD의 '빠스껫볼' 역시 신선한 소재와 설정 시대를 재현한 고증 등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몬스타'를 통해 10대의 입맛을 맞추는 장르를 개척한 김원석 PD와 '꽃보다 할배', '응답하라' 시리즈의 책임프로듀서인 이명한 PD 역시 KBS에서 이적한 스타 PD다.
 
이들은 기존 케이블채널이 가지고 있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이미지를 창의성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으며, 방송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슈를 선점해 트렌드를 끌고 가는 것은 지상파의 영역이었지만, 더이상은 그렇지 않다. '꽃보다 할배'나 '응답하라' 시리즈는 각종 게시판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고 이 프로그램의 포맷을 따라하는 작품들이 속속들이 지상파에서 방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들의 긴장감이 남다른 상황이다. 길환영 KBS 사장은 2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위 PD들을 언급하며 "그들이 퇴사할 때 한 사람씩 다 만나 말렸다. 하지만 높은 보수를 받고 떠났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 케이블채널 작품을 더 유심히 보고 있다. 완성도가 확실히 높다"고 밝혔다.
 
사실 이들의 후광효과도 어느 정도 존재하겠지만, 경쟁이 어느 업계보다도 치열한 방송 생태계를 보면 이들의 결과물은 훌륭한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나영석 PD와 곽정환 PD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분위기를 꼽았다. 
 
나영석 PD는 "KBS의 경우 오랫동안 유지돼 온 틀이 있어서 거기에 맞춰야 하는 경우가 잦은데, CJ E&M은 아이템 선정이나 기획, 방송 편성 부분에서 자율적"이라며 "그러다보니 PD가 구상한 기획대로 끌고 나갈 수가 있어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정환 PD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곽 PD는 "여러가지 제한이 없이 PD가 원하는 방향대로 끌고 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CJ E&M이 프로그램에 대규모로 제작비를 투입해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곽 PD는 "다른 프로그램에 비하면 이적한 PD들에게 높은 제작비를 지원한다"면서도 "절대적인 지원금액에 있어서는 지상파 제작비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광고시장에서의 광고 단가의 차이가 크다. 제작비는 지상파가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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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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