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조달청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건설 업체의 담합 사실을 미리 알았으면서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현미(민주당) 의원이 조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조달청이 심사한 4대강 턴키(Turn key)사업 중 68%(19공구 중 13공구)가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거나 짬짜미 정황이 드러나 감사원 감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담합 금액이 총 3조원이나 되지만 조달청이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한 건수는 1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이 짬짜미를 알면서도 손을 놓고 있었던 셈.
◇4대강 사업 공사현장(사진제공=뉴스토마토)
김현미 의원은 "시공업체에서 설계까지 맡아 일사천리로 처리하는 턴키는 공사 특성상 사업규모가 커서 수행할 수 있는 건설업체의 수가 적고 밀약 가능성이 크다"며 "짬짜미가 우려되는데도 조달청은 낙찰률이 99% 이상이거나 1위~2순위 간 입찰가격 차이가 0.05% 이하인 경우만 공정위에 관행적으로 조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애초부터 조달청이 심사한 4대강 공사는 담합 투성이지만 조달청은 이를 적발할 의지가 없었다는 뜻이다.
◇4대강 턴키공사의 담합 현황(자료제공=민주당 김현미 의원실)
김 의원은 이어 "감사원은 올해 7월 입찰가격 차이가 1% 이하인 턴키공사를 대상으로 13건의 담합 정황을 적발했다'며 "조달청 본인이 심사하는 계약에서 각종 비리와 담합이 오가는데 조달청은 공정위와 감사원, 검찰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미 의원은 또 "4대강 사업이 담합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조달청의 공"이라며 "조달청에 4대강 사업을 방조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