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종합상사)LG상사, '자원전문기업'으로 변신

자원개발 분야 국내상사 중 최대규모
전세계 14개국에서 34개 자원개발 프로젝트 진행

입력 : 2013-10-31 오전 10:50:24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이제 자원전문기업으로 불러 주세요!"
 
종합상사인 LG상사(001120)가 '자원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흔히 '종합상사'하면 물건을 매입하고 되파는 과정에서 중개 수수료를 취하는 무역회사를 떠올리기 쉽다. 무역전쟁의 치열함은 포털 '다음'의 인기 웹툰 '미생'에서 재현되기도 했다. 
 
LG상사 역시 1976년 정부로부터 종합상사로 지정 받은 후 '이쑤시개에서 미사일까지'로 표현되는 다양한 품목을 수·출입하며 한국경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LG상사를 보면 이러한 중개무역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자원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자원원자재 부문에서 벌어들이는 세전이익이 전체의 7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팜오일, 산업조림과 같은 그린에너지 사업을 통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종합상사에서 종합자원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단순 트레이딩에서 직접 투자로..패러다임의 전환
 
LG상사가 자원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한 때는 2000년대 중반부터다. 1980~90년대에도 자원사업을 영위하고 있었으나, 주로 중개무역을 위한 물량 확보 차원이었다. 일종의 서브 개념.
 
2000년대 들어 자원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생산자와 수요자 간 직거래가 증가하면서 단순 트레이딩 사업자의 입지는 급속히 위축됐다.
 
이때 LG상사는 '생산자에게 사서 수요자에게 되팔기'라는 기존의 관성적 사고에서 탈피해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고, 나아가 운영권까지 확보하는 등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LG상사의 자원개발 사업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개발단계부터 참여한 '오만 웨스트부카 유전'과 '인도네시아 MPP유연탄광'이 2009년 상업생산에 성공하면서부터 자원개발 사업을 관장하는 자원원자재 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익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기 시작했고, 현재는 그 비중이 70%에 달하고 있다.
 
◇자원개발 분야 국내상사 중 최대 규모..석탄 경쟁력 최고
 
LG상사는 업계에서 안정적인 자원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LG상사는 현재 14개국에서 34개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상사 중 최대 규모다.
 
중국, 호주, 동남아시아, 중동, CIS, 미주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석탄, 석유, 가스를 비롯해 동, 아연, 우라늄, 리튬 등 다양한 종류의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석탄 분야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연산 600만톤 규모의 중국 완투고 광산과 300만톤 규모의 인도네시아 MPP유연탄광 등을 통해 연간 1000만톤의 물량을 취급한다.
 
◇인도네시아 MPP 유연탄광 채탄작업 모습(사진=LG상사)
 
이와 함께 자원개발 프로젝트의 사업추진 단계도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수익이 본격적으로 창출되는 생산 단계의 광구뿐만 아니라 생산단계로 전환을 준비하는 개발 단계의 광구들, 그리고 초기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개발 잠재성이 높은 탐사 단계 광구들에 대한 투자 비중이 고루 분산돼 있다.
 
최근에는 기존 성공적인 자원개발 사업을 발판으로 연관분야로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국에 석탄 물류기지를 보유하고, 석탄 전용 철도 이용권리를 갖고 있는 탕산 차오페이디엔의 지분 1.5%를 인수함으로써 중국 내 석탄 생산-물류-판매를 아우르는 일괄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또 지난 8월에는 중국 네이멍구 소재 보다스디 석탄화공 플랜트 지분 29%를 92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곳 석탄화공 플랜트에서는 유연탄을 원료로 연간 94만톤의 요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대부분 중국 현지에서 농업용 비료로 판매될 예정이다.
 
석탄화공은 석탄을 태워 에너지로 사용하지 않고, 추출·가공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한국기업이 진출한 것은 LG상사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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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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