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괴물' 류현진(26·LA다저스)이 끝내 신인왕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MLB) 신인왕 수상도 결국 무산됐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Baseball Writers' Association of America)는 6일 오전(한국시간)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등 부문별 후보를 각 3명씩 선정, 발표했다.
한국에서 관심을 모은 류현진은 결국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같은 팀 커쇼는 NL 사이영상 최종후보에 등재됐지만, MVP 최종후보에는 기록되지 못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NL, 왼쪽),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후보. (사진=MLB 트위터 캡처)
◇류현진, 결국 신인왕 꿈 접어야
한국 출신 '몬스터' 류현진의 이름은 신인왕 후보에서 찾아낼 수 없었다. 이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는 예상된 바다.
류현진은 지난 8월초만 해도 푸이그와 밀러, 페르난데스 등과 신인왕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였다. 하지만 이후 급격한 상승세가 꺾이며 현지 기자의 주목 대상에서 다소 멀어졌다.
류현진은 데뷔 시즌에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 192이닝 투구, 154탈삼진 등 많은 전문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경쟁자가 매우 뛰어났고 이같은 경쟁자 제압에 실패한 것이다.
류현진은 지난 1일 발표된 '2013 Greatness in Baseball Yearly'(GIBBY)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렇지만 통상 인정되는 신인왕은 GIBBY가 아닌 BBWAA에서 선정된다.
NL 신인왕 후보에는 류현진과 같은 다저스 소속 타자로서 류현진과 절친한 야시엘 푸이그,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 말린스)가 선정됐다.
AL 신인왕 후보에는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 크리스 아처와 윌 마이어스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 가운데 호세 이글레시아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도 후보 3인 안에 포함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NL, 왼쪽),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후보. (사진=MLB 트위터 캡처)
◇커쇼, NL 사이영상 후보..AL은 후보 중 日 투수 2인
류현진의 팀 동료이자 다저스의 에이스인 클레이턴 커쇼는 투수 최고의 영예인 사이영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현지 언론도 확신하는 가장 유력한 사이영상 수상 후보다.
커쇼는 '16승9패, 평균자책점 1.83'의 빼어난 성적으로 2000년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의 페드로 마르티네스(1.74) 이후 유일하게 선발투수로서 1점대 평균자책점 기록을 써냈다.
커쇼의 NL 사이영상 경쟁자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호세 페르난데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애덤 웨인라이트.
이중 페르난데스는 신인왕 후보와 사이영상 후보에 한꺼번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번시즌 12승6패로 류현진에 비해서는 승수가 적었지만, 평균자책점이 2.19로 리그 2위에 오른 데다 올시즌 탈삼진도 187개나 잡아내며 선굵은 인상을 남겼다.
AL의 사이영상은 일본 출신 투수가 두 명이나 올라 화제다.
AL에서는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와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 맥스 슈어저(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최고 투수 후보에 올랐다. 다르빗슈는 '13승9패, 평균자책점 2.83, 277탈삼진' 성적을 써냈고, 이와쿠마도 '14승6패, 평균자책점 2.66'의 좋은 기록을 남겼다.
다만 MLB 공식 홈페이지는 '21승3패, 평균자책점 2.90' 성적을 올린 슈어저가 훨씬 유리한 후보라고 예상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NL, 왼쪽), 아메리칸리그(AL) MVP 후보. (사진=MLB 트위터 캡처)
◇MVP 후보 6인 모두 '타자'
이번 시즌 MVP 후보는 NL도 AL도 모두 타자다.
NL의 경우 '류현진의 천적'으로도 익히 알려진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야디어 몰리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피츠버그를 포스트시즌으로 견인한 앤드류 매커친(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MVP를 놓고 다툰다.
골드슈미트는 시즌 160경기에서 '타율 3할2리, 36홈런 125타점'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홈런과 타점, 장타율 선두며 타율은 리그 11위, 출루율은 리그 4위다. 공격 전 부문 상위권에 올랐다.
몰리나는 '타율 3할1푼9리, 12홈런 80타점'을 기록했다. 안정된 투수 리드와 타자의 허를 찌르는 볼배합, 4할3푼5리로서 높은 도루저지율 등으로도 그 명성이 높다.
매커친은 시즌 157경기에 나서 '타율 3할1푼7리, 21홈런 84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2년 연속 '3할-20홈런-80타점'을 달성했으며, 소속팀인 피츠버그가 21년만에 승률 5할대를 이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결정적 역할을 해내 MVP에 가장 유력한 후보다.
AL에서는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마이크 트라웃(LA에인절스)가 다투는 삼각 구도다.
카브레라는 시즌 148경기에서 '타율 3할4푼8리, 44홈런 137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5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 달성 위업을 펼쳤고, 이번 시즌 AL 타율 1위, 출루율(0.442)·장타율(0.636) 1위, 홈런 2위, 타점 2위 등 개별 부문별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데이비스는 '타율 2할8푼6리, 53홈런 138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홈런 선두로서 카브레라의 트리플크라운을 막았지만, 팀이 포스트시즌에 끝내 못 오른 게 약점이다.
트라웃은 지난해 신인왕으로 데뷔 2년 만에 MVP 후보 자리에 올랐다. 시즌 성적은 '타율 3할2푼3리, 27홈런 97타점'으로 '20홈런-20도루-100볼넷-100득점'을 달성한 AL 유일의 선수다.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NL, 왼쪽), 아메리칸리그(AL) 감독상 후보. (사진=MLB 트위터 캡처)
◇멜빈 감독, AL 감독상 2시즌 연이어 탈까?
BBWAA는 올해의 감독 후보도 발표했다. NL에서는 프레디 곤살레스(애틀랜타), 클린트 허들(피츠버그), 돈 매팅리(다저스)가, AL에서는 존 파렐(보스턴), 테리 프랑코나(클리블랜드), 밥 멜빈(오클랜드)이 후보다.
곤잘레스 감독은 애틀랜타를 2005년 이후 8년 만에 동부지구 우승으로 이끌었다. 허들 감독은 매커친을 비롯한 좋은 선수들을 육성하고 이끌면서 팀을 2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리는 좋은 지휘력을 발휘했다.
매팅리 감독은 고액 연봉자들이 많아 선수별 개성이 뚜렷한 선수단을 잘 지휘하며 빼어난 성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시즌 중반 선두와 9.5경기차까지 뒤진 지구 최하위였지만, 끝내 지구 우승에 우뚝 세웠다.
파렐 감독은 작년 지구 최하위 팀을 올시즌 선두로 올렸다. 지난해보다 28승을 더 올렸고, 월드시리즈의 우승도 이끌었다. 가장 유력한 수상후보다.
프랑코나 감독은 지난시즌 중부지구 4위에 불과했던 팀을 시즌 막판까지 선두 경쟁을 하다 아쉽게 2위를 기록한 팀으로서 도약시켰다. 지난 시즌의 수상자인 멜빈 감독은 2시즌 연속 팀을 지구 1위에 올렸다.
◇부문별 선정 절차는?
한편 BBWAA는 매년 정규리그 종료 후 NL·AL의 MVP·신인왕·사이영상·감독상 수상자를 뽑는 투표를 한다. 투표권자는 MVP 10명, 사이영상 5명, 신인왕 3명, 감독상 3명 순위를 매겨 투표용지에 쓴 후 제출한다.
순위별로 차등 분배되는 점수의 합계가 높은 선수가 그 부문의 최종 수상자 영예에 오른다. 예를 들어 신인왕은 1위 득표시 5점, 2위 득표시 3점, 3위 득표시 1점을 받는 식이다.
이런 절차를 통해 BBWAA는 이미 올 시즌 수상자 선정을 마친 상태다. BBWAA는 부문별 상위 득표자 3명을 추려내 우선 후보로 밝힌 이후 12일 신인왕, 13일 감독상, 14일 사이영상, 15일 MVP 순으로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