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연 "안 부끄럽냐" 묻자 정홍원 곧바로 "네"

새누리 이장우, 김재연 질의 도중에 "그게 김일성주의야"

입력 : 2013-11-21 오후 6:00:44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을 청구한 것을 놓고 여야 간의 고성이 오갔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정홍원 국무총리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의 기싸움도 펼쳐졌다.
 
김 의원은 1951년 자유당의 강령, 1956년 진보당의 강령, 1980년 민정당의 발기선언문, 통합진보당의 강령 등을 제시하며 "통합진보당 강령 중에 위헌적 요소가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정 총리는 "지금 헌재에서 심판하고 있는 내용을 얘기하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답변을 피했다.
 
정 총리는 "법무부 입장은 (통합진보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해서 해산 심판을 청구한 것"이라며 "여기는 심판장이 아니다. 헌재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은 "과거 정당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대답을 요구했고, 정 총리는 거듭 "할 말이 없는 것보다도 헌재에서 심판을 받고 있는 내용을 여기서 논란을 하자고 하시면"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은 그러자 "뚱딴지 같은 소리"라며 비판했다. 정 총리는 "어쨌든 정부의 입장에서는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해서 심판을 청구했고, 여러 분야에서 전체적인 맥락에서 헌재가 판단해 심판할 문제기 때문에 장외에서 논란을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어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게는 "통합진보당이 사회주의를 지향한다고 하는데, 협동조합이나 공기업에도 소유구조 다원화의 사례들이 있다. 이것이 사회주의를 지향한다는 것이 말이 되겠나"고 물었다.
 
현 부총리는 "법적인 판단이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제가 아는 경제적 지식으로 말하기가 그렇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다시 정 총리를 부른 김 의원은 정부의 해산 심판 청구안에 대해 "이 황당한 문서를 누가 청구한 것이냐. 총리께서 관할하지 않으셨냐"고 추궁했다.
 
정 총리는 "어쨌든 지금 얘기하시는 건 헌재의 심판 대상이 된 사안인데 그걸 자꾸 장외에서 해산 심판 여부를 가릴 것이냐"고 맞섰다.
 
김 의원은 즉각 "이 문서는 심각한 과대망상이다. 억지와 궤변, 과대망상 흔적들이 가득하다"며 "왜 이렇게 낯뜨거운 해산 심판을 청구했나. 그저 진보당을 죽이기 위해 없는 내용 쥐어짜서 청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역사 앞에 조금도 부끄럽지 않나"고 정 총리에 질문했다. 정 총리는 바로 "네"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두 사람의 이와 같은 질의를 놓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김 의원의 발언 중간에 "그게 김일성주의야"라고 핀잔을 줬다. 그러자 야당 측에서 "이장우 사과하시오"라는 항의가 쏟아졌다.
 
이 의원은 "왜 사과해요"라고 말했고, 곳곳에서는 "민주당이 통진당 대변인이냐", "사과하세요" 등 언쟁이 이어졌다.
 
이러한 소란 끝에 김 의원은 "한국 사회에서 진보세력을 종북으로 낙인찍어 제거하겠다는 의도가 해산 심판 청구에 담겨 있다며 "영구집권의 계획"이라고 강조한 뒤 질문을 마쳤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정홍원 국무총리를 지나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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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