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민간기업용 매뉴얼을 내놓는 등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노동부가 28일 공개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 및 운영 안내서'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을 원하는 민간기업의 편의를 돕기 위한 각종 운영 실무 등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개념과 관련제도 설명부터 인사, 노무 방법 등을 소개해놓았다.
노동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개념에 대한 기업의 이해가 높지 않고 적합직무와 직종을 발굴,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안내서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어 "앞으로 육아와 간병 등의 사유가 있는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제정해 시간선택제 의미를 구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 바람대로 노동자의 '자발적 선택권'이 구현되는 시간제 일자리가 자리잡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노동부도 인정하는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가 만연한 현실에서 인사와 노무관리는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두지 않고 개별기업에 그대로 맡겨뒀다.
노동부는 시간선택제 노동자에 현행 그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법(비정규직법)'을 적용한다는 방침인데 현장에선 지금처럼 '2년 단위' 계약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제 노동자에 대한 법적, 제도적 고용안정성을 보장하는 장치를 먼저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정부는 이번 안내서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유형을 신규형과 전환형으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
신규형은 기업이 수요에 맞춰 채용하는 시간제 일자리이고 전환형은 전일제 노동자가 필요에 따라 시간제로 노동형태를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신규형 시간제 일자리가 사무지원과 상담 등 단순 서비스업종의 저숙련 노무직에 그친다는 점에 있다.
실제 정부가 지난 26일 대대적으로 개최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에서 대기업이 들고 나온 일자리 다수가 이런 노동력을 요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실제 채용상담을 받은 결과를 토대로 "삼성이 제시한 6000개 시간제 일자리는 모두 2년 계약직이었고 나머지 일자리는 판매직, 계산직, 상담직, 사무보조, 실험보조이거나 구체적 계획도 없이 부스만 처려놓은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제 일자리 확산이 정규직 감소라는 풍선효과로 이어지거나 청년층 일자리를 대체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다.
심한 경우 '시간제 알바'를 여러 개 뛰면서 사실상 전일제와 다를 바 없이 일하는 노동 형태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도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청년층이 임시방편으로 이같은 새로운 노동시장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편 노동부는 "우수사례를 꾸준히 축적해 시간선택제에 적합한 직종과 직무를 꾸준히 발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