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검사 21명 공인 전문검사 인증..전문화 시대 개막

'도가니'사건·전두환 미납추징금 수사 검사 등 전문성 인정 받아
173개 전문분야로 세분화, 검사 1563명 대상 전문분야 부여

입력 : 2013-12-05 오후 7:33:43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도 전문화 시대가 열렸다. 다양화·전문화되는 범죄양상에 맞서기 위해 검찰도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25일 공인전문검사인증심사위원회(위원장 김경수 대전고검장)를 열어 유경필 검사(부산지검·사법연수원 33기)를 해양범죄 분야 전문검사로 인증하는 등 검사 총 21명을 공인 전문검사로 인증했다고 밝혔다.
 
검사 전문화 방안은 업무를 통한 전문화 추구와 모든 검사의 전문화를 통해 검찰 전체의 범죄대응 능력을 향상시켜 국민에 대한 형사사법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됐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5월부터 3차례에 걸쳐 검찰 전문화 TF를 개최한 뒤 대검에 검찰전문화지원팀을 설치했으며, 검찰 내외로부터 자문을 받아 형사 ▲강력▲특수▲공안▲공판▲기획 등 총 173개 전문분야로 세분화한 뒤 임관후 3년차 이상 검사들의 신청을 받아 전문분야를 부여했다.
 
전문분야 신청은 검사장급 이상을 제외한 검사 중 휴직 또는 해외파견 중인 일부검사를 제외한 대상 검사 1563명 전원이 참석했다.
 
지는 10월에는 김경수 대전고검장을 위원장으로 증권·금융분야 전문가인 송종호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부장급 검사 4명, 부부장급 검사 1명, 평검사 2명 등을 위원으로 하는 '공인전문검사인증심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지난달 25일 1차 심사위를 열어 첫 공인 전문검사를 인증했다.
 
이날 전문검사로 공인된 검사는 유 검사 외에도 ▲아동성폭력 전문 신승희 검사(서울남부지검·35기) ▲식품안전 분야 전문 유동호 검사(서울서부지검·31기) ▲국외재산도피분야 전문 유진승 검사(서울중앙지검·33기) ▲항공기 안전사고 분야 전문 이종익 검사(창원지검·35기) ▲의약분야 전문 허수진 검사(서울중앙지검·34기) ▲공정거래 전문 홍승현 검사(서울중앙지검·35기) 등이 있다.
 
부산지검의 유 검사는 태안기름 유출사건, 해군 고속정 어선 충돌 침몰사건 등 해양범죄 사건을 다수 처리했으며 한국해양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으로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으로 3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서울남부지검의 신 검사는 '도가니 사건'으로 유명한 광주인화학교 전 행정실장을 구속한 검사다. 우리나라 최초로 '성충동 약물치료명령'을 법원에 청구하기도 했다. 대검 성폭력 TF에서 활동했으며 '장애인 성폭력에 대한 법규와 판결의 개선방향' 등 관련 논문을 다수 집필했다.
 
서울서부지검에서 근무 중인 유 검사는 서부지검 식품전담 검사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초대 파견근무 경력이 있으며 '친환경농산물 허위인증 사건', '동원F&B 불량축산물 제조 사건', '식품 위생 허위성적서 발급사건' 등 식품안전 분야 관련한 여러 사건을 처리했다.
 
서울중앙지검의 유 검사는 서울중앙과 부산·인천 등 주요 3개청 외사부에서 모두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전두환 비자금 사건, 대우로지스틱스 비리 사건, CJ그룹 사건에서 국외재산도피 수사를 담당했다. FX마진거래 사건, 유전자감정조작 등을 통한 대한민국 국적 부정취득 사건 등 국제범죄 수사 공로로 2011년 국제검사협회의 '올해의 검사상'(IAP)을 수상하기도 했다.
 
창원지검의 이 검사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와 대한항공 엔지니어로 3년간 근무했다. 항공기 설계·제작 관련 문제점 분석 및 조치 등이 전문이다. '해군 링스헬기 부품 납품 비리 사건' 수사에 참여해 군납업체 4명에 대한 실형선고 확정을 이끌어냈다.
 
서울중앙지검 허 검사는 서울대 약대와 대학원을 졸업했고 약사와 한약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의약 전담 검사로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단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회복이 불가능한 다수 피해자를 발생시킨 성형외과 의료과오사건 등 으약분야 관런 사건을 다수 처리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홍 검사는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으로 9년간 근무한 베테랑이다. 법무법인 광장 공정거래팀에서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 전담검사로 2년6월째 근무 중이다. 'KT전력선 입찰담합', '남양유업 등 컵커피 가격 담합', '신세계 기업집단 계열사 부당지원' 등 공정거래 분야 관련 사건을 다수 처리했다.
 
검찰은 전문검사 인증과는 별도로 검찰 전문화를 위해 지난달 1일부터 전국 검찰청에서 세분화된 전문분야에 따라 전문검사에게 사건을 집중배당하는 '전문사건 집중 배당제도'를 신설·시행하고 있다.
 
또 지난 2일부터는 사건 접수청에 해당분야 전문검사가 없거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건으로 검증된 전문검사가 필요한 경우 다른 청으로 사건을 이송하게 하는 '전문사건 이송제도'를 시행 중이다.
 
◇공인전문검사인증심사위원회 위원들이 지난달 25일 심사위원회를 열고 전문검사 인증에 대한 심사를 하고 있다.(사진=대검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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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