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 개인정보 불법조회 사건과 관련, 검찰과 법무부가 잇따라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윗선' 규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머뭇거릴 이유도 봐줄 것도 없다"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이르면 연내에 사건이 마무리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조오영 행정관 개인 일탈행위라고 밝힌 청와대 발표에 대해 "수사에 참고할 수 있을지언정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이 최선을 다해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어물쩍하게 할 이유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검찰은 더욱 강경한 모습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이번 수사에서 머뭇거릴 이유도 없고 누굴 봐줄 이유도 없다"고 한층 강도 높은 입장을 보였다.
또 "여러가지 자료들을 수집해서 분석하고 진술과 맞춰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뿐이지 다른 의도나 이유가 있어서 수사가 늦어진다든지 봐준다든지 하는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검찰은 현재 채 군의 개인정보 조회 요청자로 조 행정관이 지목한 김장주 안전행정부 국장 외에 제3의 인물로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김 국장이 연루됐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3의 인물로는 곽상도 전 민정수석도 거론되고 있다. 검찰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곽 전 수석은 퇴임 전부터 채 전 총장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곽상도 전 수석이 청와대에 재직하면서 국정원 2차장과 채 총장을 사찰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곽 수석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윗선'으로 곽 전 수석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 "지금은 조 행정관을 수사하는 단계 중"이라면서 "(곽 전 수석에 대한 의혹이)단순 풍설이든 뭐든 수사가 끝나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 행정관 단계에서 인적 수사가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가능성은 다 열려 있다. 현 상태에서 불가능, 가능하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수사가 조 행정관의 진술만에 의존하고 있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이 이같은 '강경 모드'를 보이고 있는 것은 김진태 검찰총장과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김 총장 취임 이전 검찰은 특히 '정치적 중립성'이 완전 와해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 총장도 취임사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검찰구성원 모두의 결연한 의지가 있을 때 비로소 온전히 지켜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 가운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한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 사건은 '김진태 검찰'의 데뷔전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다시한 번 도마에 오를 수 있다.
김 총장은 채 전 총장은 전임과 후임 총장 사이기도 하지만과 사법연수원 14기 동기로 검찰 생활을 같이 해왔다. 두 사람 모두 특수수사의 소문난 칼잡이로 현역시절 자웅을 겨루기도 했다. 김 총장이 동기인 채 전 총장의 사건을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김진태 검찰총장(왼쪽)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