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최근 유로존 경제가 회복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남부유럽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특히 유로존의 대표적인 위험국 PIGS로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PIGS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을 가리킨다.
19일(현지시간) 펀드조사업체 EPFR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PIGS 국가로 유입된 자금은 13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 비하면 10억달러 이상 크게 늘어난 결과다.
올해 유럽 전체 지역에 48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에 비하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PIGS 국가들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이들 국가들의 증시도 올해 들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스페인의 IBEX35 지수는 전년 대비 12% 상승했고, 그리스의 아테네 종합지수도 2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포르투갈의 PSI20 지수와 이탈리아의 FTSE MIB 지수도 각각 10%와 8%씩 올랐다.
◇스페인 IBEX35 지수 변동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버티 톰슨 애버딘 자산관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제까지 글로벌 투자자들은 돈을 잃을 것을 우려했지만, 이제는 (투자를 안 해)혼자 손해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험국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이유는 과거 채무위기로 큰 타격을 입었던 PIGS 국가들이 최근 턴어라운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3분기(7~9월) 처음으로 0.1% 성장으로 돌아섰고, 포르투갈은 2분기(4~6월) 1.1% 성장에 이어 3분기에도 0.2% 성장률을 기록해 회복세를 이어갔다.
그리스의 경우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도 지난해 여름 6.5%에서 현재 4%대로 하락했다. 이에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줄어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알렉 영 S&P캐피탈IQ 스트레지스트는 "내년 스페인의 기업 실적은 전년대비 17.3% 상승하고, 이탈리아는 무려 30%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위험국들의 경제는 이미 바닥을 쳤고, 이에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 전망과는 달리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밥 시웰 오크빌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남부유럽 국가들의 회복세가 포착되긴 했지만, 아직은 나설 때가 아니다"라며 "여전히 거리에는 시위자와 실업자들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그리스와 스페인의 실업률은 각각 27%, 26%로 여전히 유로존 평균 실업률을 높이는데 한 몫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