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반영한 채권시장, 앞으로 재료는?

입력 : 2013-12-20 오후 5:22: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예상보다 일찍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시작됐지만 국내 채권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 시행으로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차분한 모습이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된 채권시장에 투자활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20일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장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일단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그간의 긴장감이 사라진 영향은 강세재료가 될 수 있겠지만 단기적 요인과 중장기적 요인을 구분한 리스크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한 시중은행의 채권딜러는 "단기적으로는 앞서 매도세를 멈춘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매동향과 내년 국고채 발행계획 등에 시장 이목이 쏠릴 것"이라며 "또 장기투자기관들이 지난 달보다 장기채권 매수를 현저히 감소한 상황이어서 금리방향에 커브 기울기 측면에서 관심사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중장기적 관점으로는 글로벌 경기지표나 유럽과 중국, 일본 등의 정책 이벤트 등으로 국내 내수경기가 예상만큼 회복될지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증권사 채권딜러는 "테이퍼링 시행을 앞두고 자금집행을 미룬 기관투자가들이 언제쯤 자금집행에 나서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자금집행을 미룬 것은 내년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데 여전히 데이터는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결국은 지표에 달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상반기 바뀔 신임 한국은행 수장의 코드가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는 모양새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시장은 내년 하반기 금리인상 시작 쪽으로 기운 상황인데 연초 내수경기 중심 지표불안에 친(親) 정부 기조의 비둘기파 인사가 총재에 내정된다면 시장 방향 추정이 어렵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채권금리는 당분간 보합권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분석됐다. 박스권 상단 진입은 채권매수를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데 증권가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캐리 수익을 훼손할 만큼의 큰 폭의 상승은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테이퍼링으로 금리가 기존 박스권 상단으로 근접 상승 시 캐리 수익 확보 차원에서 채권투자 확대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여타 아시아 국가대비 상대적 투자메리트가 부각되며 외국인 국채 순매수 증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충분한 가격조정을 통해 이벤트에 대한 선반영 과정이 상당 기간에 걸쳐 지속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변동성 확대는 채권매수를 위한 기회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김기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1분기까지는 정책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완만한 금리반락이 예상된다"며 "단기적인 금리상승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최근 국고채 금리 하락으로 추가 하락 여지는 제한된 상황"이라면서도 "테이퍼링이라는 불확실성 해소와 더불어 이제는 경기개선에 대한 확신을 가질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금리 상승압력이 높아지더라도 캐리수익 확보를 위해 금리 상승 시마다 채권투자 확대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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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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