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금값..온스당 1천달러 목전

"안전자산 선호 뚜렷", 7개월래 최고치

입력 : 2009-02-18 오전 7:23:56
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금융위기와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인해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선물 4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25.30달러(2.7%) 상승한 온스당 967.50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오전 장에서는 온스당 975.40달러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7월 22일 이후 7개월래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은 지난 한주 동안만 14%가 올랐고, 거래량 역시 985.9t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금 값 상승률은 9.4% 였다.

금은 지난해 3월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1033.90달러를 기록한 뒤, 금융위기가 본격화 되면서 투자자들이 펀드 손실을 막기 위해 금을 처분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지난해 최고가에서 14% 하락한 채 마감됐지만, 평균 가격으로는 전년대비 5.5%가 올랐었다. 이는 8년 연속 오름세 행진을 기록한 것이었다.

이처럼 금 값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낮은 이자율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인한 통화 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보유 자산으로서의 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의 이자율은 거의 0%에 가깝고 영국 역시 사상 최저치인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곧 서명할 예정인 7천870억 달러의 경기부양법안과 금융기관 위기 완화를 위해 추가로 지원될 수조 달러의 자금까지 합할 경우 달러화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값 급등에는 공급 부족도 한 몫하고 있다. 영국 귀금속 컨설팅업체인 GFMS는 지난 1월 광업생산이 지난 한 해동안 4% 감소해 19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금 생산량이 줄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머니닷컴의 창업자인 제임스 터크는 "모든 사람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고 있다. 금은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장 유동성 있는 피신처"라고 말했다.

존 리드 UBS AG의 금속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금에 대한 관심이 마니아의 성격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초기 단계에 불과한 것"이라면서 "금이 올해 평균 1천달러대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과 두어달 전인 지난 10월 전문가들은 평균 700달러대로 올해 금값을 예상했었다.
일단 금은 최근의 금융불안이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희박할 뿐 아니라, 달러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 등으로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동구권 경기 침체의 악화로 인한 유럽발 제2차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불안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볼때 안전자산으로의 도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한 현금 조달 창구로 금을 활용하면서, 최고점 대비 15% 이상 떨어지는 등 금 값 역시 환경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투기 세력의 경우 최근의 금값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후 대규모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있고, 금융위기가 심화되면 각국 은행 등이 현금조달 차원에서 금을 일제히 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금 값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은 3월물 선물도 이날 38.5센트(2.8%) 올라 온스당 14.01 달러를 기록했다. 은 가격은 지난해 24% 떨어졌지만, 올들어 불과 두 달도 안돼 24%가 오른 상태다.

백금 4월물 역시 37.30달러(3.5%)가 올라 온스당 1,098.30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귀금속 가격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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