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지난 5월 말 동반성장위원회는 외식업에 대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결정을 내렸다. 이에 직접적인 규제 대상에 포함된 대기업은 극렬하게 반발했다. 사실상 신규 출점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상생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이 규제는 당연한 절차로 받아들여졌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후 반년이 지난 지금 국내 외식 브랜드의 상황은 어떨까. 반면 국내 대기업이 역차별의 대상으로 지목한 외국계 브랜드는 얼마나 확대 됐을까. 적합업종 지정 이후 외식업의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
올해 동반성장위원회가 외식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은 수도권, 광역시에서 교통시설 출구로부터 반경 100m 이내, 그 외 지역은 출구로부터 반경 200m 이내 에서만 매장을 낼 수 있다.
다만 패밀리 레스토랑은 수도권, 광역시에서 왕복 6차선(그 이외 지역은 4차선) 이상의 도로에 접해 있는 면적 1000㎡(300평) 이상의 건축물 등이 없는 대지에 한해 출점할 수 있는 예외를 뒀다.
복합다중시설은 전체면적을 기준으로 상호출자 제한 소속 대기업은 2만㎡ 이상, 산업발전법상 대기업은 1만㎡ 이상에만 출점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외식 브랜드, 하반기 출점 수 감소세
27일 업계에 따르면 적합업종 권고안이 적용된 지난 6월부터는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의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는 올해 총 6개의 매장을 늘려 현재 전국적으로 9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2개, 하반기에는 4개를 늘려 지난해 하반기에만 10개의 매장을 개설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올 하반기에 문을 연 4개 매장 중 절반은 상반기부터 오픈 예정인 곳으로 사실상 2개에 불과한 수치다. 개설된 2개 매장은 부천역사쇼핑몰과 타임스퀘어 등으로 복합다중시설에 속하는 출점 지역이다. 현재 빕스는 내년 출점 계획이 없다.
애슐리는 지난해 총 15개의 매장을 오픈하며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중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올해는 절반도 안 되는 7개의 매장을 열었고, 이중 로드숍 형태의 매장은 1개에 불과했다.
블랙스미스는 지난 2011년 말 론칭 이후 1년이 흐른 지난해 하반기 무려 30여개의 매장을 개설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 한 해 동안 선보인 매장은 10여개로 지난해 하반기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고용 창출·세계 진출 위해 안정적 사업 필요
이번에 동반위의 규제를 받게된 업체는 모두 34개로, 이들 모두 출점 제한에 따른 부작용을 겪고 있다.
우선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신규 인력 고용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또한 선정 대상에서 제외된 업체도 대기업 판별 기준 중 하나인 상시 근로자 수 200명 이상 요건을 충족하지 않기 위해 감원 내지는 고용을 동결할 우려도 있다.
일반적으로 660㎡~830㎡(200평~250평) 규모의 패밀리 레스토랑 매장 하나를 운영하려면 요리사부터 매니저, 스탭 직원에 이르기까지 100명 내외의 직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230㎡(70평) 내외의 외식 매장은 30여명의 직원이 고용된다.
외식 서비스업종은 인테리어, 물류, 광고 등 협력업체와 사업이 이뤄지므로 관련 산업까지 고려하면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국내 외식 브랜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를 벗어나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앞서 빕스와 애슐리 등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는 중국에 진출해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외식업의 외국 진출은 아직 시작 단계로, 국내보다 제약 조건이 많아 출점 후 몇 년 동안은 투자가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국내의 안정적인 영업이 전제 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대내외적인 환경으로 세계 시장 진출에 많은 제약과 어려움이 따르고 있지만, 더 넓은 시장으로의 기회로 여기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슐리 중국 상하이 매장. (사진제공=애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