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스의 장재석.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오리온스 장재석(22·204㎝)의 기세가 매섭다.
고양 오리온스는 31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4라운드 맞대결에서 73-7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오리온스는 1분51초를 남기고 71-70으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장재석의 공수 활약과 앤서니 리처드슨의 몰아치는 득점이 빛을 발했다.
장재석은 21득점 8리바운드를 올리며 지난 2012~2013 시즌 데뷔 이후 자신의 1경기 최다 득점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3일전(28일) SK와 경기에서 나온 19득점이었다. 2경기 연속 정점을 찍고 있는 셈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장재석은 "오리온스 팬들 앞에서 첫 승을 거둬 기쁘다"면서 "그동안 이름값을 못했는데 앞으로 이름값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KT 전창진 감독님이 애정을 갖고 가르쳐주셨는데 앞으로는 추일승 감독님 밑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6강 플레이오프에 꼭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리온스와 KT는 지난 18일 4명의 선수를 서로 맞바꾸는 대형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장재석을 비롯해 앤서니 리처드슨(30·200㎝), 김도수(32·195㎝), 임종일(23·190㎝)이 오리온스에 합류했다. 전태풍(33·180㎝), 랜스 골번(24·200㎝), 김승원(24·202㎝), 김종범(23·192㎝)은 KT로 떠났다.
두 팀의 트레이드 이후 맞대결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그때까지 어느 팀이 더 이득인지에 대한 논쟁은 끝나지 않을 모양새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에서는 오리온스가 앞서고 있다. 오리온스는 트레이드 이후 2승2패를 거뒀다. 특히 이날 승리는 모비스의 6연승과 단독 1위를 막아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반면 KT는 트레이드 이후 3연패 중이다.
장재석은 오리온스에서 출장 시간이 늘고 있다. 덩달아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 33분이상 출전하며 이 기간 평균 20득점 6리바운드를 올리고 있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장재석 합류 이후 팀 골밑이 안정됐다"면서 "리바운드에 이은 공격 빈도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추 감독은 "손발을 더욱 맞추면 경기력이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구계에서는 1월 초반을 시즌 승부처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 기간은 전체 6라운드 중 4라운드 초반이다. 대다수의 팀들이 6강 플레이오프를 비롯한 시즌 순위 결정에 중요한 시점으로 본다. 해가 바뀌는 것도 선수들의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친다.
오리온스는 장재석의 합류와 함께 2013년을 7위로 마무리했다. 6위 서울 삼성을 1.5게임차로 추격하며 중위권 싸움과 6강 플레이오프에 대한 희망의 싹을 틔웠다.
KT 전창진 감독은 장재석을 데리고 있을 당시 "구단 차원에서 심리치료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전체 1순위 신인임에도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을 종종 보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농구관계자는 "그때의 것들이 팀을 옮기면서 오히려 이제야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