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영국의 3대 소매업체가 독일에서 넘어온 할인매장과 인터넷 쇼핑몰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영국의 대형 소매업체인 WM모리슨, 막스앤스펜서, 테스코가 실망스러운 크리스마스 판매 실적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알디와 리들 등 독일의 할인업체가 영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에 인터넷 쇼핑몰이 인기를 얻으면서 빅3 소매업체의 판매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모리슨은 지난 5일을 마지막으로 6주간 집계된 매출액이 5.6%나 감소했고 그 기간 동안 주가는 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국 최대 소매업체 테스코 또한 매출이 2.4% 줄었다. 막스앤스펜서는 전년 3분기 매출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댈튼 필립스 WM모리슨 최고경영자(CEO)는 "독일의 할인업체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모리슨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같은 영국 소매업체 간에도 인터넷 쇼핑몰의 활용도에 따라 실적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FT는 인터넷 쇼핑몰 강자인 의류업체 넥스트와 뒤늦게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모리슨 사이에 매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중순까지 소비지출이 증가하면서 강한 회복세를 보인 영국이지만, 실질 임금이 지속해서 내려간 여파로 최근 들어 소비심리 자체가 위축된 측면도 있다.
영국 2대 노조 중 하나인 GMB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지난해 말까지 근로자의 실제 연봉 수령액은 14%나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 동안 부쩍 증가했던 소비지출이 겨울 들어 시들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