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7 하이브리드 700h 외관. 전면부와 후면부, 측면부(위부터).(사진=이한승기자)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기아차가 지난해 12월 새롭게 내놓은 준대형급 하이브리드 'K7 하이브리드 700h'(이하 700h)에 올랐다.
기아차는 700h와 기존 K5 하이브리드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K5 하이브리드 500h'도 함께 출시했다.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와 함께 '700h', '500h' 등으로 새롭게 명명하며 기아차 하이브리드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700h'와 '500h'의 맨 앞의 숫자 '7'과 '5'는 K시리즈의 차급을 의미한다. 이어 중간의 '00'은 각각 배출가스 '0'(Zero)와 에너지 순환을 의미하는 '0'(Circle)을, 맨 마지막의 'h'는 하이브리드를 뜻한다.
700h는 기존 K7과 디자인 상으로 변화된 점이 거의 없다. 눈에 띄는 점은 가솔린 모델에 RPM 게이지가 있다면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전기 에너지 충전과 에너지 흐름도 등을 표시하는 디지털 계기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
◇K7 하이브리드 700h 내부.(사진=이한승기자)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차량에 탑승하면서부터 내릴 때까지 강하게 와닿는 느낌은 정숙성. 고요하다. 진동도 가솔린 모델에 비해 현저히 적다. 가솔린 차량에 익숙해져 있는 운전자가 어색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지만 운전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동을 걸고 출발해 전기에너지를 주로 활용하는 저중속으로 주행할 때는 정숙성이 극에 달한다. 게다가 풍절음(주행시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공기소리)도 적어 쌀쌀한 날씨 탓에 켠 히터소리가 거슬릴 정도다.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여본다. 가솔린 엔진의 가동 비율이 높아지며 전기에너지를 충전하는 고속 주행에서도 하이브리드의 무기인 정숙성은 흔들리지 않는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하이브리드의 최대무기는 이 정숙성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
다만 가속시 힘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하이브리드인 700h가 전기에너지를 통해 효율을 중시하는 만큼 출력과 토크는 K7에 비해 다소 떨어지기 때문.
700h는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21.0㎏·m의 하이브리드전용 세타 II 2.4 MPI 엔진과 35㎾의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반면 K7(2.4 GDi 모델)은 최대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25.5㎏·m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어 가속력과 힘에서는 700h에 앞선다.
◇K7 하이브리드 700h 드라이브 모드. (위부터)노멀·에코·스포트모드로 디지털 계기판이 모드별로 변경된다.(사진=이한승기자)
700h는 노멀·에코·스포트 등 3가지 드라이브 모드가 있다. 에코모드로 전환시 주행감이 조금 묵직해지며 속도를 조절하는 느낌이 든다. 반면 스포트 모드로 가속하면 산뜻한 주행감으로 바뀌며 가속력이 늘어나 하이브리드 차량으로도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주행시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때부터는 계기판에 'EV MODE'라는 불이 들어오며 하이브리드의 회생제동시스템이 가동된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차량의 제동을 담당하며 차량이 감속할 때 전기모터가 구동, 제동 시 손실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 배터리에 저장시켜주는 시스템이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 시스템(위)과 후측방 경보시스템 버튼(불 들어온 버튼). 불 들어온 버튼 중 왼쪽버튼이 후측방 경보시스템을 작동시켜주며, 오른쪽은 시트 진동으로 운전자에
스티어링 휠 왼편에 보면 '후측방 경보시스템' 버튼이 있다. 차선변경시 후측방에 차량 등 장애물이 있을 경우 사이드미러에 경고음과 함께 주황색 표시가 뜨며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아울러 좌석 진동까지 켜놓으면 운전석도 함께 떨린다. 진동이 다소 거슬린다면 후측방 경보시스템 버튼 옆에 있는 진동버튼을 눌러 끄는 것도 가능하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도 탑재돼 있어 좁은 골목길에서의 주행이나 주차가 서툰 운전자들의 주행을 편하게 도와준다.
후측방 경보시스템과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은 700h '프레스티지'(3595만원, 세제혜택 후 가격) 트림에서 '하이테크' 옵션(189만원)을 선택해야 이용할 수 있다.
◇차량 후면부 오른쪽에 배치된 'ECO hybrid'라는 표식(위·중간)과 하이브리드 에너지소비효율 마크(아래).(사진=이한승기자)
700h는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수준급의 효율을 자랑한다. 공인연비가 리터당 16.0㎞로 K7(2.4 GDi 모델)이 리터당 11.3㎞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를 탈 만하게 느껴지는 연비다.
하지만 공인연비는 공인연비일 뿐. 실연비는 어떨까?
도심에서 노멀과 에코모드를 이용해 70㎞를 주행한 결과 나온 실연비는 리터당 16.2㎞. 만족스러운 정도다. 다만 스포트 모드를 이용해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달렸을 때는 리터당 13~14㎞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동 끌 때 시동을 켠 이후 달린 거리와 주행연비, 남은 연료로 갈 수 있는 거리 등이 표시된다.(사진=이한승기자)
700h는 한마디로 타볼만한 차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특성상 초기 구입비용이 가솔린 차량에 비해 비싸지만 효율이 높아 타면 탈수록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명인 피터 슈라이어의 철학이 담긴 디자인에서 뿜어나오는 품격과 그에 걸맞는 정숙성, 그리고 하이브리드 모델다운 효율까지. 속도와 파워보다는 효율을 중시하고 도심에서의 주행이 잦은 운전자라면 700h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제원]
- K7 하이브리드 700h
- 길이×너비×높이 : 4970×1850×1475㎜
- 엔진 / 전기모터 : 세타II 2.4 MPI 하이브리드 엔진 / 35㎾급 하이브리드 전기모터
- 배기량 / 최고출력 : 2359cc / 159마력
- 최대토크 21.0㎏·m
- 연비 : 에너지소비효율 16.0㎞/L
- 가격 : 프레스티지(3595만원), 럭셔리(344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