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앵커: 삼성그룹이 신입사원 채용 제도를 전면 개편합니다. 올해부터 서류전형이 부활하고 대학학장이 학생을 추천하는 제도가 도입됩니다.
산업부 임애신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임 기자, 아무래도 구직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건 삼성의 채용제도가 어떻게 바뀌나 일텐데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이번에 삼성이 새롭게 도입한 채용 방식은 수시 채용을 확대하고 직무에 맞는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서류전형이 부활한다는 겁니다.
삼성은 지난 1995년 열린 채용을 도입하면서 서류 전형을 없앴습니다. 서류전형 없이 응시자 모두 SSAT를 볼 수 있게 했는데요. 19년 만에 서류전형이 다시 생기지만 스펙이나 출신 대학을 따지지 않습니다.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업무와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를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영업마케팅 지원자의 경우 마케팅 관련 수업을 얼마나 들었는지, 동아리 내역, 공모전 지원이나 수상 경력 등을 중심으로 봅니다. 지원 업무와 큰 관계가 없는 어학연수나 자격증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서류 전형만으로 변별이 어려울 경우 사전인터뷰나 실기 테스를 병행할 계획입니다.
앵커: 이번에 서류 전형이 생기면서 달라지는 점들이 또 있을텐데요. 어떤게 있나요?
기자: 지금까지 삼성은 상반기 4월, 하반기 10월 이렇게 일 년에 두 번 공채를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는 전형이 바뀌는데요. 삼성 입사를 원하는 사람이 '이제 준비할 만큼 했다' 싶을 때 언제든 서류를 넣으면 됩니다.
이후 삼성이 서류를 검토해 시험 볼 자격이 있다 싶으면 개별적으로 통보를 해줍니다. 즉,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일년 중 아무때나 서류를 넣되, 시험은 삼성에서 서류가 통과된 사람에 한 해서 상반기와 하반기 중 한 때 보게 되는 겁니다.
앵커: 서류전형 없이 바로 SSAT 시험을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이 직접 발굴한 인재나 대학 총장이 추천한 학생이 바로 그 대상인데요. 우선 이번에 '찾아 가는 열린 채용' 제도가 도입됩니다. 삼성이 인재가 있는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연중 수시로 대상자를 발굴합니다.
이와 함께 대학 학장 추천제를 도입합니다. 학업에 충실한 준비된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취집니다. 전국 200여개의 4년제 대학 총학장이 최소 1명의 학생을 추천합니다.
이는 인재선발의 기능을 대학과 기업이 협업하는 새로운 시도인데요. 대학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인정받는 학생을 추천해 면학 분위기를 유도하는 반면, 기업은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삼성이 20년 만에 채용 제도를 바꾼 배경이 뭔지 궁금한데요.
기자: 삼성이 채용 방식을 전면 개편하기로 한 것은 기존 방식으로는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섭니다. 무엇보다 사회적 비용이 큰 게 문제인데요.
누구나 SSAT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이 '한 번 봐볼까'라는 식으로 뛰어들면서 경쟁률이 과도하게 높아진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점에는 SSAT 준비 관련 서적만 50여 종이 판매되고 있고 사설 학원까지 성업 중입니다. 서적 가격은 2만원에서 비싼 건 5만원까지 있습니다. 학원 강의료 역시 5만원에서 25만원에 달합니다.
이와 더불어 SSAT 응시 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관리가 어렵고 비용 또한 크게 늘어나는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됐습니다. 박용기 삼성전자 인사팀장의 설명 함께 들어보시죠.
앵커: 이번에 SSAT 출제 유형도 바뀐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SSAT는 언어와 수리, 추리, 상식 등 네 부문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올해부턴 여기에 공간 지각 능력이 포함됩니다. 또 단순히 지식이 많다거나 암기를 많이 한 사람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도록 출제 유형을 바꿉니다.
오랜 기간 꾸준한 독서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개발되는 논리적 사고력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학원에서 족집게 과외를 받거나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보더라도 고득점을 받을 수 없게 되는거죠. 상식 영역에서는 역사와 관련된 문항을 확대해 올바른 역사관을 지닌 인재가 우대받도록 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