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다음주 대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대형 IT 관련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4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에서 분기 영업이익 9조원을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이후 IT섹터의 전망치 하향 조정이 두드러진다"며 "지난해 증감률은 지난주 33.1%에서 30.1%로, 올해 증감률 또한 9.5%에서 7.8%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삼성SDI, 삼성전기, SK하이닉스..3분기 대비 '부진'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실적을 내놓는 대형 IT기업 중에서 분기 대비 실적 증가가 예상되는 곳은
LG전자(066570) 정도에 불과하다.
(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삼성SDI(006400)의 매출액은 1조28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0% 감소가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88억원으로 분기대비로는 감소하겠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2566% 증가가 예상된다.
영업이익 적자를 예상한 증권사도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재고조정이 예상보다 강해 삼성SDI의 소형 2차전지가 부진했고, 상여금 관련 일회성 비용이 대폭 계상돼 영업적자(64억원) 전환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동차용 2차전지는 분기대비 성장해 영업적자폭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009150)는 매출액 1조834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1.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625억원으로 56.8% 감소가 예상된다.
김기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계절적 비수기에 고객사의 프리미엄급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재고조정으로 인한 매출 감소 현상이 심화됐다"며 "특히 매출비중이 높고 프리미엄급 판매에 민감한 카메라모듈사업부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약 30%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전년동기 대비 40.1% 증가한 14조9042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2081억원으로 476% 성장, 순이익은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다만 휴대폰 부문이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휴대폰 부문이 물량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적자가 지속된 점이 단기적 주가상승의 걸림돌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휴대폰 부문은 스마트폰 출하대수가 3분기 대비 1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L시리즈2의 부진과 마케팅 비용 증가에 발목이 잡혔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이 기간 전년동기 대비 26.5% 증가한 3조4412억원의 매출액과 1341.0% 증가한 7921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 분기대비로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안성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SK하이닉스 4분기 실적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28일 예정된 발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4분기 우시공장 화재사고 영향으로 비용구조가 전과 달라진만큼 불확실한 구조에서 지나치게 긍정적인 시각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가는 3만5000원선을 하회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안 연구원은 "어제 예상보다 주가조정이 강했지만 1월 중순 이후 D램 가격하락이 이미 예상됐던 것이고 단기적인 주가조정도 예상된만큼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며 "단기 모멘텀 둔화를 감안하더라도 주가가 3만5000원을 하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어닝쇼크' 재확인?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실적 잠정치를 공개한 후 증권사에서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랐다.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잠정치는 각각 59조원, 8조3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따라 다음주 발표되는 4분기 세부 사업별 실적과 자체 분석 공개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경영 20주년에 따른 일회성 특별 상여금 지급, 목표 인센티브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도 악화된 탓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무선사업부(IM), 디스플레이 실적 약세로 이익 모멘텀이 둔화됐다"며 "특별보너스 및 마케팅·R&D 비용 증가로 1조5000억원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24일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가 한꺼번에 실적을 발표한다. 이어 27일 LG전자, 28일 SK하이닉스까지 실적이 나오면 대형 IT주의 4분기 실적 발표가 일단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