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얼마 전 회사원 김진섭씨(40·가명)는 대만으로의 가족 여행을 계획했지만 끝내 접을 수 밖에 없었다. 한달 전이라 여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방영 이후 대만행 관광객이 급증하며, 올해 2월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였다. 결국 김씨네 가족은 대만여행을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다.
최근 항공업계가 방송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인기 프로그램에 취항지가 자연스럽게 소개되면서 덩달아 이용객이 증가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
17일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꽃할배' 방송 전 80% 수준을 기록했던 탑승률이 최근 95%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의 경우 경쟁력 있는 가격과 공동운항 등을 통한 편리한 스케줄을 내세워 이용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꽃할배' 방송 후 승객이 많이 늘어나면서 실제 좌석 구하기가 힘들 정도"라며 "특히 지금이 성수기이기 때문에 올 2월 비행기표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예약이 찼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LCC들이 방송 제작지원 등에 나서며 자연스럽게 화면을 통해 주요 취항지나 브랜드를 알리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근 티웨이항공이 주요 예능 프로그램의 간접광고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등 홍보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사진제공=MBC·SBS)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곳은 티웨이항공이다. MBC TV의 '아빠 어디 가'와 SBS TV의 '힐링캠프' 등 여러 프로그램의 제작지원 등을 통해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탑승률 증가로 이어지며 수익개선에 힘을 실었다. 실제 지난해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티웨이항공은 7개 국적 항공사 중 탑승률 1위(평균 91.2%)를 달성했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방송 제작지원 물론 블로그나 카페등을 통해서 자사의 이미지를 알리는 바이럴마케팅도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최근 방송 프로그램 제작지원이나 바이럴마케팅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그 결과 김포~제주 노선에서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연간 평균 탑승률 90%를 넘겨 1위를 차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진에어 역시 방송 제작지원을 통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MBC '결혼했어요-세계편' 프로그램의 제작지원을 통해 취항지인 오키나와와 취항 중인 '김포~제주' 노선 등을 홍보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LCC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들이 보다 적은 투자로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방송 제작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결국 탑승률이 높아지면 수익성도 개선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