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가 미국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반도체 생산액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을 뛰어넘은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반도체협회와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iSuppli) 등의 조사를 종합한 결과, 우리나라 반도체가 메모리 시장 강세 등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일본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2위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산업부 집계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13년 기준 총 4107억달러 규모로 소자(3179억달러), 장비(430억달러), 소재(498억달러) 시장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세계 반도체 시장 1위는 미국으로 52.4%(1664억5200만달러)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우리나라 15.8%(500억6700만달러), 일본 13.9%(442억7000만달러), 유럽 8.7%(276억6000만달러), 대만 5.0%(158억7100달러) 순이었다.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추이(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일본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 1988년 51%였다가 1993년 40%, 2000년 30%, 2006년 20%, 2010년 20.3%, 2012년 17.5% 등으로 매년 감소세다.
김정일 산업부 전자부품과장은 "우리나라는 메모리 분야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와 광개별소자 등 반도체 소자 전반에서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일본은 메모리 경쟁력을 급격히 잃고 모바일용 반도체 등 새 시장 수요에도 제때 대응 못 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진정한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시스템반도체 등에서도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분야(세계 시장 점유율 52.1%)에 치중했다. 반면 시스템반도체와 광개발소자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7%와 9.2%로 일본(11.5%, 38.8%)에 한 참 뒤지는 수준이다.
장비의 국산화 비율 역시 반도체 장비 20.6%, 소재 48.5% 등으로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정일 과장은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반도체 개발에 나선 지 약 30년만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라섰지만 앞으로 고부가 반도체 개발과 핵심 장비·소재 국산화, 해외시장 개척 등에 총력을 기울여 반도체 코리아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