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정책보다 전망만 내놓는 정부

입력 : 2014-02-12 오후 4:58:27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최근 여름과 겨울이면 찌는 듯한 무더위와 기록적인 폭설이 이어지며 극과 극을 오가는 이상기후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환경 변화가 사회경제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 그러나 정부는 장기전망만 할 뿐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강릉을 비롯 강원 영동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눈은 최고 122㎝를 기록해 1990년 이후 24년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영동지방 각 지방자치단체는 2만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제설작업에 나섰으며 폭설에 따른 재산피해만 1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극과 극 오가는 이상기후 반복..정부는 뭐하나
 
지난해 겨울에는 사상 최악의 한파가 몰아치며 전력예비율이 6%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으며 여름에는 7월~8월 한낮 서울 온도가 30도를 넘어가는 한증막 기온이 계속됐다.
 
◇24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강원 영동지방ⓒNews1
 
기후변화의 몸살은 세계적인 골치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880년 이후 지구 평균온도는 0.75도 올랐고, 비슷한 기간에 해수면은 19㎝나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 남미 등에서도 찜통더위와 살인적 한파는 예삿일이됐다.
 
이에 우리 정부도 내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운영해 온실감축을 본격화하는 한편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자동차 매연을 줄이기 위해 평균연비가 불량한 차량업체에는 매출의 1%까지 과징금을 물리고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그림보다는 안일한 계획만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과한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만 봐도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예상 전망치인 7억7600만co톤(순발열량)보다 30% 이상 줄인다는 목표만 있을 뿐 세부 추진과제는 없이 '상당수준 감축', '적극적 감축'이라는 표현만 제시됐다.
 
◇'목표(하겠다)'만 있고, '과정(어떻게 하겠다)'이 없는 정부
 
온실가스 감축목표인 30%는 어떻게 산출됐고, 목표 달성을 위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역시 알 수 없다. 이명박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11%까지 늘려 녹색성장을 이루겠다고 했던 것만큼이라도 구체적인 부분이 나와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는 지적인 것. 
 
◇배출권거래제 운영방향(자료=기획재정부)
 
에너지 정책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규제 전담부처인 환경부의 시각 차이도 문제다.
 
정부는 올해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을 개정해 자동차 평균연비 기준을 못 지킨 차량업체에는 매출의 1%까지 과징금을 물리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제도로 친환경차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산업부와 달리 환경부는 규제를 통한 배기가스 감축에 역점을 둔 상태.
 
양 부처 모두 온실가스를 줄인다지만 개발과 규제 사이에서 정책이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또 자동차의 에너지 소비효율을 측정하고 평균연비 미달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산업부지만 과징금을 거두는 건 환경부가 담당하는 등 집행이 이원화돼 있다.
 
이에 대해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책은 선진국보다 늦지만 그런만큼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기후변화 대책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으면 관련 산업계를 불필요하게 규제할 수 있기 때문에 세부 대책들 사이의 우선 순위와 추진 일정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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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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