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의료계 총파업이 현실화됐다. 2000년 의약분업 반대 파업 이후 14년만이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일 오후 서울압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사 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이경화 기자)
대한의사협회는 1일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 3층 회의실에서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의협 발표에 따르면 심사평가원 등록기준 현 활동 의사수 9만710명 중 53.78%인 4만8861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총파업 찬성 76.69%(3만7472명)를 기록해 예정된 3월10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투표 결과에 대해 “의사들이 매우 어려운 결심을 했다”며 “적잖은 부담감을 갖고 있을 것이지만, 이번 투쟁은 비정상적인 의료제도를 정상화 시키려는 의사들의 정의로운 투쟁이다. 일치단결해서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이뤄내는 데에 힘을 보태 달라”면서 파업에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노 회장은 이어 “가만히 앉아 남의 덕 보려는 의사도 있겠지만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사들도 많다”면서 “이번 투표결과로 회원들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한 만큼 이전의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파업 가결에 따라 의협은 투쟁 방향과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늦어도 오는 3일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 투쟁 동력인 봉직의와 전공의들의 참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노 회장은 이에 대해 “병원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에서 전공의 전체가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미지수”라며 “다음 주부터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명제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명지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2년차)은 이날 자리에 참석해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모든 전공의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열심히 투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협이 그간 정부에 요구해온 사항은 크게 원격진료·영리법인 자회사 설립 반대, 불합리한 건강보험제도 개선 등 3가지다. 의협은 이날 여기에 보건복지부로부터 보건부를 독립시키는 조건을 추가하기로 했다.
노 회장은 “이번 문형표 장관뿐만 아니라 그동안 복지부 장관들 대부분은 보건 분야 비전문가였다”며 “전문성이 없으니 잘못된 정책을 만들고 보건의료계와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사협회가 총파업 결정을 한 것과 관련해 예고했던 대로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복지부는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의협의 집단휴진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파업에 참가한 의료인과 의료기관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이어 “집단휴진을 강행하는 경우, 어떠한 요구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며 그간 협의결과는 의료계 내에서 거부된 것으로 간주해 무효화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