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은행권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실적이 줄었다며 잇따라 실적 정정 공시를 내고 있다. 3000억원대의 KT ENS 사기대출 사건으로 물린 금액이 대부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된 탓이다.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권 금융지주사들이 수천억원대 KT ENS 대출사기 영향으로 지난해 결산실적을 잇따라 정정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전날 지난해 당기순익을 1조200억원에서 9338억원으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860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KT ENS 납품업체들의 사기대출에 휘말리면서 생긴 피해액 일부를 충당금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이 대출사기에 물려 있는 1624억원 가운데 보증부 여신을 제외한 금액의 70% 가량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은행들은 건전성 기준에 따라 정상 여신에 대해 0.85% 이상, 요주의 여신은 7% 이상, 고정 20% 이상, 회수의문 50% 이상, 추정손실 100%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앞서
KB금융(105560)지주도 지난해 당기순익을 1조2830억원에서 1조2605억원으로 정정 공시했다. 국민은행 역시 KT ENS 사기대출에 연루돼 있어 대출금액 전부를 충당금으로 쌓았다.
국민은행(참여은행)과 함께 대주단을 구성한 농협은행(주선은행)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기대출에 물린 대출 전액을 충당금으로 쌓게 된다. 피해금액은 296억원으로 국민은행과 비슷하다. 농협금융은 이달 말에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증권시장에 상장된 금융지주사는 매년 2월 초 전년 실적의 잠정치를 먼저 내놓고, 3월 주주총회 전에 최종 실적치를 다시 발표한다"며 "대기업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많았던 전년과 달리 대출사기로 인한 적립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