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관리원, 주유 정량 속여 82억 챙긴 조직 적발

입력 : 2014-03-12 오전 11:13:34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한국석유관리원이 주유기 프로그램을 조작해 주유 정량을 속여 판 조직을 적발했다.
 
석유관리원은 12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함께 휴대용 이식기로 주유기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신종수법을 통해 주요 정량을 속이고 8개월간 82억여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조직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박준덕 석유관리원 특수사업팀장은 "지난해 9월 소비자로부터 정량미달 판매 의심신고를 받은 뒤 암행검사를 펼쳐 약 4%의 정량미달 사실을 확인했다"며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고 몇달간 잠복·추적한 끝에 주유기 조작증거 확보했다"고 말했다.
 
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주유기를 조작한 이들은 주유기 수리업체 직원과 컴퓨터 프로그래머, 중간유통책 등으로 지난해 주유기 조작사건을 뉴스를 보고 주유량 변조 프로그램 만든 후 20여곳의 주유소에 프로그램을 설치해주고 1억6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로부터 조작 프로그램을 구입한 인천시 소재 Y주유소 등 19개 주유소 업주들은 차량과 화물 물동량이 몰리는 지역에 주유소를 임대한 후 정량이 미달되게 판매하는 수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82억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특히 조작 프로그램을 개발한 김모씨(59세·구속)는 플래시 메모리 칩을 이용해 정량을 조작하는 기존 방식은 단속 때 적발될 위험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휴대용 이식기를 개발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점점 치밀해지는 주유기 조작과 정량미달 판매에 대비하기 위해 석유관리원은 석유제품 수급보고 시스템을 올해 7월부터 본격 시행에 석유 관련 각종 불법·탈세 행위를 적극적으로 차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준덕 팀장은 "석유관리원은 석유제품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과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기술표준원 등과 주유기 검정제도 개선에 대한 공동연구 중이며 비노출검사차량, 불법조작진단장비 등을 활용해 정량미달 판매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주유량 변조 프로그램이 설치된 주유기 메인보드 모습(사진=한국석유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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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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