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콘텐츠에 목마른 울트라HD(UHD) TV 제조사들이 UHD 방송이 본격화되면서 들썩이고 있다. UHD TV 시대의 대중화가 앞당겨졌다는 기대감이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의 주요 TV 제조사들은 오는 10일부터 케이블TV를 통해 시작되는 UHD 방송을 앞두고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UHD TV보급률과 충분치 못한 콘텐츠 해결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케이블 업계는 오는 10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2014 디지털케이블TV쇼’ 개막 일정에 맞춰 UHD 방송을 시작한다. 업계가 공동 투자한 컨텐츠 수급사 ‘홈초이스’를 통해 UHD 방송 전용채널인 ‘유맥스’를 설립하고, 매일 4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방영할 계획이다.
UHD 방송 상용화에서 케이블에 선수를 빼앗긴 SK브로드밴드와 KT·LG유플러스 등 IPTV 사업자들도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나선다.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셋톱박스 없이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UHD 셋톱프리’ 기술을 개발하고, 오는 27일 상용화를 실시할 예정이다.
TV업계는 이 같은 방송사업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풀HD보다 4배 이상 선명한 UHD TV를 출시하는 등 기술 측면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뤘지만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UHD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 21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간송문화전에 '커브드 UHD TV 영상존'을 마련하고 간송미술관의 주요 작품들을 UHD화질로 선보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신성장 동력을 UHD TV로 정하고 대중화 원년을 선언했다. 양사는 지난 1년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UHD TV 가격과 UHD 콘텐츠 확산이 발생시키는 시너지 효과로 인한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UHD 콘텐츠가 절실한 시점에서 방송사업자들의 UHD 방송 참여는 콘텐츠 기근에 시달리던 제조사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이에 따라 TV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콘텐츠 공급자가 속속 시장에 뛰어드는 이번 기회를 대중화된 UHD TV 가격과 접목시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오는 18일까지 2014년형 울트라HD TV에 대한 예약판매를 실시한다. 특히 국내 주거 형태 중 비중이 높은 30평형 주택을 타깃으로 49형 울트라HD TV를 최저 200만원대에 예약판매 제품군에 포함시키며 울트라 HD TV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2월 21일 시작해 5주만에 500대 판매를 돌파한 곡면 UHD TV의 예약판매 기세를 몰아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 TV시장 7년 연속 1위의 위상을 내세워 시장 지배력을 견고히 가져갈 방침이다.
그렇다고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방송 콘텐츠의 80% 정도를 공급하는 지상파가 UHD 방송 주파수 700MHz 확보를 놓고 이동통신사업자와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정부 탓까지 더해지며, 수년 전부터 UHD 방송 관련 기술 개발을 비롯해 투자계획까지 세워둔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서는 정확한 상용화 시점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전한 콘텐츠의 부족 또한 UHD TV 흥행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지상파 방송과 이동통신사가 대립하며 자연스럽게 콘텐츠 보급이 지연되고 있고, IPTV 업계는 이르면 하반기에나 UHD방송 상용화가 가능하다. 그나마 발 빠르게 움직인 케이블 업계가 확보한 콘텐츠도 아직 충분치 않다.
한국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올해 케이블 업계가 확보할 수 있는 UHD 콘텐츠는 총 200시간 분량에 불과하다. UHD 콘텐츠 부족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와 함께 UHD TV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TV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UHD TV 대중화를 원년으로 삼은 만큼 UHD 방송으로 인한 UHD TV시장의 활성화를 기대 중인데 여러 변수로 지연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