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삼성생명(032830)이 주도해 삼성화재, 삼성카드의 영업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복합점포 사업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실적 개선효과가 기대에 못미치며 보험과 카드업간의 시너지도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최근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여파로 계열사간 고객정보 공유가 쉽지 않아 복합점포의 실효성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지난해 말부터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복합점포 사업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점포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금융 계열사 내에 있는 보험?카드 업무를 한곳에 모아 고객에게 토털 서비스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시범 운영됐다.
삼성금융계열사 관계자는 "생명보험과 화재보험, 카드까지 한곳에서 영업을 할 수 있는 복합점포의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확대하지는 않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운영을 해왔고 6개월 정도 실적을 보고 계속 추진할 것인지 접을 것인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카드와 연계한 복합점포를 서울 강남 2곳, 종로 1곳, 수원 1곳 등 총 4곳에 시범(파일럿)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대리점의 경우 신계약 매출이 평균적으로 월 500만원 정도되고 성과가 좋은 곳은 월 700만~800만원 수준이다.
삼성생명의 복합점포도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반적인 점포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복합점포는 실적보다는 시너지를 생각하는 점포로 설계사들에게 채널이 다양해 좋은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가 커지면서 고객 정보를 금융지주 계열사나 제휴사와 공유하는 행위를 고객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한다는 등 규제 방안이 나와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말 금융당국은 법 개정을 앞두고 금융지주사들에게 업무 지침서를 개정하도록 지시하는 등 계열사간 정보공유를 규제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삼성생명 금융 계열사들이 복합점포 한 곳에 모여 있다고 하더라도 고객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객동의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복합점포라는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점포는 실적보다는 공동마케팅이나 제휴마케팅의 시너지를 보는데 최근 정보유출 사태 여파로 소비자들의 반응도 부정적이고 금융당국의 정보공유 제한 등으로 효과를 내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지금까지 크게 문제가 된 것은 없는데 (복합점포 내에서도) 칸막이 가 잘돼 있는지 등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대표가 바뀌면서 기존 추진 영업정책에 변화도 예상되고 있어 복합점포 유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 중에 조직개편도 예상되고 있어 지난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복합점포 운영 여부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복합점포 사업도 전임 대표가 추진했던 사업이어서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이상 계속 갈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특히 이달 삼성생명은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어 사업 변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