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10일 첫 대법원 판결이 난 '담배소송'에서 흡연으로 폐암이 발병하는지 여부와 함께 다퉈진 핵심 쟁점은 KT&G가 제조한 담배가 안전한 제품인지 여부와 담배의 위해성을 고의로 은폐했는지 등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모두 부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먼저 "담배에서 니코틴이나 타르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제조법이 있는데도 KT&G가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는 원고측 주장을 "그것만으로는 담배 제조상 결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담배 연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니코틴과 타르의 양에 따라 담배 맛이 달라지고 소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맛이나 향을 가진 담배를 선택해 흡연하고 소비자는 안정감 등 니코틴의 약리효과를 의도해 흡연을 하는데 니코틴을 제거하면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니코틴이나 타르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하지 않은 것 자체를 설계상의 결함이라고 볼 수 없고 소비자의 흡연으로 인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대체설계를 채용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채용하지 않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판시했다.
KT&G가 담배갑 등에 담배의 위해성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표시상 결함이 있다는 원고측 주장도 재판부는 배척했다.
재판부는 "언론 보도와 법적 규제 등을 통해 흡연이 폐를 포함한 호흡기에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담배소비자들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 널리 인식되었고, 흡연을 시작하는 것은 물론이고 흡연을 계속할 것인지 여부는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의 문제"라며 "피고들이 법률의 규정에 따라 담배갑에 경고문구를 기재하는 외에 추가적인 설명이나 경고 기타의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담배에 표시상의 결함이 인정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같은 취지에서 담배와 그 연기 속에 발암물질이 존재한다거나 이로 인해 흡연자들에게 건강상 위해가 발생할 수 있고 의존증이 유발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기호품인 담배 자체에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KT&G가 담배의 위해 정보를 고의로 숨겼는지에 대해서도 "피고들이 제조한 담배에 소비자들이 이전부터 피우던 담배나 다른 제조자들이 만든 담배와는 다른 특별한 위해성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거나 피고가 위해성을 높일 수 있는 행위를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이 성분분석이나 동물실험 또는 외국의 문헌을 통해 알게 된 정보를 모두 공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 원고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