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의료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지만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등 상급 의료기관의 90%는 외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전국의 국내 상급 의료기관 119곳의 영상의학과에서 사용하는 주요 장비실태를 조사한 결과, 외국산만 사용하는 비중은 77.4%였고, 국산과 외국산 모두 쓰는 비중은 13.1%, 국산만 사용하는 비중은 9.4%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장비는 ▲초음파 영상진단장치 ▲디지털 진단용 엑스선 촬영장치 ▲자기공명 전산화 단층촬영장치 ▲유방 촬영용 엑스선장치 ▲골밀도 측정기 등 5개로, 자기공명 전산화 단층촬영장치의 외산 비율이 92.0%로 가장 높았다.
또 골밀도 측정기의 외국산 비중이 84.5%였으며, 유방 촬영용 엑스선장치는 83.3%, 초음파 영상진단장치 80.2%, 디지털 진단용 엑스선 촬영장치 46.4% 순이었다. 국산만 쓰는 비중은 디지털 진단용 엑스선 촬영장치가 17.3%였고 나머지는 4%~10% 사이였다.
◇상급 의료기관의 영상 의학장비 사용실태(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민간 종합병원에서 국산을 쓰는 비중은 1.6%에 불과해 전체 상급 의료기관의 국산 비중보다 훨씬 낮았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상급 의료기관 관계자가 '제품의 원산지가 국산인지 안다'고 답한 비율은 59.2%"라며 "영상 의료장비 중 외산만을 쓰는 이유로 '국산 제품이 고장도 잦고 정확도도 떨어지는 등 성능이 안 좋아서'라는 답변이 57.8%로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산 제품을 쓰지 않는 다른 이유로는 브랜드 신뢰도 부족이 12.6%, 애프터서비스 등 사후관리 미흡 8.7%, 소프트웨어의 유연성 부족 6.0%, 안정성 미흡 3.9% 등이었다.
이에 대해 보건산업진흥원은 "종합병원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은 제품 성능과 가격, 브랜드 이미지, 신뢰도 등"이라며 "의료기기 업체가 제품 성능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와 신뢰 확보, 마케팅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