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대토론회)글로벌 제약강국 도약 위한 해법은?

입력 : 2014-04-16 오후 7:25:08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연구개발 투자와 신약 개발 등 국내 제약산업에 관한 현황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가 열린 가운데 현실적 약가 정책, 인력 양성, 세제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뉴스토마토>가 16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개최한 '보건의료제도, 이대로 좋은가'란 토론회에서는 의료산업에 대한 내용을 다룬 1세션에 이어 제약산업과 관련한 업계, 학계, 기관 등 관계자가 참석해 토론을 진행됐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의 글로벌 도전과 과제'란 주제의 발표에서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신약 개발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가 확대되고, 업계는 윤리 경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며 "우리의 힘만 가지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다국적 기업과도 협업해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의료계 전반에서 리베이트에 관한 오명이 있었지만, 이제는 윤리 경영의 틀 안에서 발전해야 한다"며 "어느 제약사도 적발되면 위험이 클 정도로 제도적인 여건도 확립됐다"고 덧붙였다.
 
◇16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뉴스토마토가 주최한 '보건의료제도, 이대로 좋은가'란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단장, 이의경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본부장,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단장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제약업계 "글로벌 경쟁력 위해 가격 정책 중요"
 
주제 발표 이후에는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 연구소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본부장, 이의경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단장 등이 참석해 토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제약업계는 현실적인 약가 책정과 함께 신약 개발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은 "현재 제약산업은 제네릭, 신약, 원료의약품 수출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중 업계가 가장 추구하는 것은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약 개발에서 연구개발 역량이 가장 중요하며, 동시에 마케팅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사장은 "화이자와 노바티스, 베링거 등 다국적 기업이 뛰어난 것은 연구개발 역량이기도 하지만, 마케팅 역량 요인도 있다"며 "이들 기업과 경쟁하면서 신약 강국이 되기 위해서 마케팅 역량을 키워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가격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특히 신약에 대한 약가 정책은 정부에서도 새로운 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신약에 대해 혁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연구개발을 지속하기 위한 추가비용도 필요하다는 점도 가격 산정에 참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 연구소장은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신약 10개를 개발하는 등 2020년까지 세계 7대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제약협회의 목표가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 소장은 "국내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장 어려운 점은 임상시험의 시간이 상당히 오래 소요되는 것"이라며 "글로벌 임상은 국내와 현격이 차이가 있어 제품 개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임상을 맞축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협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6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뉴스토마토가 주최한 '보건의료제도, 이대로 좋은가'란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왼쪽부터)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단장, 이의경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본부장,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단장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인력 개발·자발적 투자 유도 필요성 제기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본부장은 국내 제약업계에도 규모를 갖춘 업체가 등장하고, 벤처기업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본부장은 "많은 이익을 남긴 책임과 권한을 벤처 육성에 투자해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또 강제적으로라도 인수합병을 진행해 규모 있는 업체가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경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국내 제약산업이 긴 역사에도 모방적인 수준인 것을 지적하며 지식창조형, 기술선도형으로 발전하기 위해 인력 개발의 중요성을 내세웠다.
 
이 교수는 "현재 약학대학은 초기 2년 다른 학부에서 기초적인 인문을 공부하는데, 실제 '제2의 입시'처럼 운영되고 있어 창의적으로 성장하는 데 제한이 되고 있다"며 "통합 6년제로 운영하는 것이 제약업계 인프라 형성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 앞서 강력한 약가 정책이 도입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건강보험과 제약산업의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에 대해 모든 나라가 고민한다"며 "우리나라는 약가 관리를 정부가 주도하다 보니 각계의 책임의식도 낮아 규제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임상성이 있는 약품에 가격 혜택을 주는 등 신약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며 "제네릭 약가를 낮추되 사용량을 늘려 약제비를 적정화하는 등 수요 중심자적 메카니즘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가격 정책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제약업계가 자발적으로 투자 동기를 부여하도록 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단장은 가격보다 소비량 증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미국 수준의 지적재산권 특허권 도입,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세제 지원 등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국내 제약산업에 대해서는 "빠르게 자리 잡은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체계에서 값싸고 양질의 약품을 제공해 저렴하게 의료비를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우리 기업도 단순한 제품에서 벗어나 플랜트 수출도 모색하는 단계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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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